북미의 역사

표지판 하나 없는 밤길, 하리엣 터브먼은 어떻게 북쪽을 찾았을까?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라 불리던 비밀 탈출 네트워크에는 표지판도, 지도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자유를 향해 이동하던 사람들은 오직 자신의 기억,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방향 안내, 그리고 주변 지형과 랜드마크를 관찰하는 것에 의존해야만 했습니다.

들판 노동이 길러낸 뛰어난 지리적 감각

하리엣 터브먼(Harriet Tubman)이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과거의 경험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들판 노동자(field hand)로 일하며 메릴랜드 동부 해안 일대를 누비던 그녀는 현지 지형에 대한 폭넓고 실질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개울과 숲, 농장 사이의 샛길까지 꿰고 있었기에 밤에도 몸을 숨기며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밤하늘의 나침반, 북극성

터브먼은 별을 길잡이로 삼았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북쪽 하늘에서 늘 같은 위치에 빛나는 북극성(North Star)을 따라가면 자유의 땅인 북부로 향할 수 있었기에, 그녀는 북극성을 나침반처럼 활용했습니다. 당시 도망 노예들 사이에서는 북극성을 가리켜 ‘음료수 항아리(Drinking Gourd)’라 부르며 길잡이로 삼곤 했습니다.

구름이 낀 밤에는 나무 줄기에 낀 이끼의 방향이나 강물의 흐름 같은 자연의 단서를 관찰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들판에서 쌓은 그녀의 생존 지식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지혜와 결단력 덕분에 터브먼은 위험한 여정을 수차례 거듭하며 수십 명의 노예를 자유로이 인도할 수 있었고, 단 한 명도 잃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