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미국 독립전쟁(1775~1783) 이후 미국과 영국 사이에는 전쟁이 없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 후에도 한 차례 더 정식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1812년 전쟁(미영전쟁, 1812~1815)입니다. 이 전쟁이 미국과 영국이 마지막으로 맞붙은 전쟁이며, 이후 두 나라는 다시는 무력 충돌을 벌인 적이 없습니다.
1812년 전쟁, 왜 벌어졌나?
미국은 1812년 6월 18일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상 무역 분쟁: 나폴레옹 전쟁 중이던 영국이 대륙봉쇄 작전 과정에서 미국 선박의 무역을 방해하고 미국 선박을 나포했습니다.
선원 강제 징집: 영국 해군이 미국 선박에서 영국인으로 추정되는 선원들을 강제로 징집하는 소위 '임프레스먼트(impressment)'가 미국 여론을 크게 자극했습니다.
서부 확장 갈등: 영국이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을 지원하며 미국의 서부 확장을 견제한다는 의혹도 갈등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전쟁의 주요 사건
1814년에는 영국군이 워싱턴 D.C.를 점령해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방화하는 굴욕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해 볼티모어의 맥헨리 요새 공방전에서는 프랜시스 스콧 키가 포격 속에서 지켜보고 쓴 시가 훗날 미국 국가인 '성조기(The Star-Spangled Banner)'의 가사가 되었습니다. 1815년 초 뉴올리언스 전투에서는 앤드류 잭슨이 이끄는 미군이 영국군을 크게 격파하며 전쟁은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겐트 조약으로 종결, 이후엔 최고의 동맹으로
전쟁은 1814년 12월 체결된 겐트 조약(Treaty of Ghent)으로 공식적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이 조약은 별다른 영토 변동 없이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는 내용이었지만, 양국 모두 승자 없는 전쟁이라는 교훈을 얻으면서 갈등을 점차 해소해 나갔습니다.
19세기 말부터 미국과 영국은 경계 대상에서 파트너로 관계를 재편했고, 20세기 들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특별한 관계(special relationship)'라 불릴 만큼 긴밀한 동맹으로 발전했습니다. 오늘날 두 나라는 NATO 동맹국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1812년 전쟁이 두 나라 사이의 마지막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