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촌은 가난한 사람들이 임시 자재로 지은 집들로 이루어진 비공식 정착지를 말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판자촌은 저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각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 배경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어떤 모습이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는 '후버빌(Hooverville)'이라 불리는 판자촌이 미국 주요 도시 곳곳에 생겨났습니다. 이름은 경제 위기의 책임을 물은 허버트 후버 대통령에게서 따온 것으로, 이런 임시 거주지에는 집을 잃은 실직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덮친 뒤에는 집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텐트 마을이나 트레일러 공원에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정착지 대부분은 상수도와 전기 같은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라틴아메리카
브라질의 판자촌은 '파벨라(favela)'라고 불립니다.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같은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주민 상당수는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해 온 사람들입니다.
멕시코에서는 판자촌을 '콜로니아(colonia)'라고 합니다. 주로 대도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하수 처리 시설과 전기 공급 등 기본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시아
인도의 판자촌은 '슬럼(slum)'이라고 부릅니다. 뭄바이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슬럼 중 하나인 다라비(Dharavi)가 자리하고 있는데, 인도의 일부 슬럼은 내부 조직이 잘 발달해 선출된 지도자를 두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판자촌과 비슷한 형태의 정착지를 '도시 촌락(urban village)'이라고 합니다. 주로 대도시 외곽에 위치하며, 도시로 들어온 이주 노동자들의 숙소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판자촌은 '타운십(township)'이라 불립니다. 특히 웨스턴케이프 주에 많이 분포하며,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시기에 고향을 잃고 쫓겨난 흑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습니다.
케냐에서는 판자촌을 '슬럼'이라고 부릅니다. 나이로비를 비롯한 대도시에 주로 분포하며, 생계를 위해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판자촌은 명칭은 달라도, 빈곤·도시화·재난과 같은 사회적 요인 속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공간이라는 점에서 세계 공통의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