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역사

잉카 제국 심장부에서 발견된 '와리의 영주' 무덤… 마추픽추에 필적하는 고고학 대발견

천 년 전 스페인 정복 이전 문명의 통치자 무덤이 페루에서 발견되면서 고대 안데스 역사를 다시 쓰게 될 새로운 장이 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을 잉카의 마추픽추 성채 발견에 견줄 만한 놀라운 성과로 평가합니다.

페루 고고학자들은 잉카 제국 이전의 와리(Wari) 문화에 속한 9기의 무덤으로 이루어진 묘역을 발굴했습니다. 와리 문화는 서기 600년에서 1,200년 사이에 번성하며 페루 해안과 안데스 지역 대부분으로 퍼져 나간 문명입니다.


잉카 제국 심장부에서 발견된  와리의 영주  무덤… 마추픽추에 필적하는 고고학 대발견

무덤은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 인근 빌카밤바(Vilcabamba)의 정글 지역에서 발견됐으며, 그중에는 금·은 세공품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고위 인물의 유해가 포함돼 있어 '와리의 영주(Lord of Wari)'로 명명됐습니다.

쿠스코 지역 문화국장 후안 가르시아(Juan García)는 수요일 밤 이번 발견을 공개하며 "잉카 제국의 한복판에서 나타난 인상적인 와리 유적"이라며 "쿠스코 정글은 고고학 조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우리에게 역사를 다시 쓰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번 발견은 페루 최고의 관광 명소인 마추픽추, 그리고 1987년 페루 북부에서 발견된 모체(Moche) 문화의 시판(Sipán) 영주에 비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묘역은 리마에서 남동쪽으로 약 1,100km 떨어진 쿠스코 빌카밤바 구, 아마존 계곡 라 콘벤시온(La Convención) 주의 에스피리투 팜파(Espiritu Pampa) 고고학 유적에서 확인됐습니다.

와리 영주의 무덤에서는 'Y'자 형태의 은 흉갑, 은으로 만든 의인화 가면, 고양이 형상의 금 팔찌 두 개, 줄무늬가 새겨진 촌타(chonta, 정글 야자) 나무 지팡이 두 개, 은박과 각종 장식 조각들이 출토됐습니다.


잉카 제국 심장부에서 발견된  와리의 영주  무덤… 마추픽추에 필적하는 고고학 대발견

전 국립문화연구소 소장이자 고고학자인 루이스 룸브레라스(Luis Lumbreras)는 AFP 통신에 "경이롭다. 정말 놀라운 발견"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잉카 역사의 일부를 재검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에스피리투 팜파 일대가 스페인에 맞선 잉카의 마지막 피난처로 여겨져 왔다고 설명하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 지역은 이미 오래전 와리족에게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페루에서 누구도 정글 지역에서 와리족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이집트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을 연상시키는 귀중한 가면으로 둘러싸인 고관"의 무덤이 있는 묘역입니다.

룸브레라스는 이번 발견 이후 와리 성채가 추가로 발견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아마도 파이티티(Paititi) 같은 전설과 신화와 연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고대 전설에 따르면 파이티티는 황금이 풍부한 정글 속 잃어버린 도시로, 수많은 스페인 탐험가들이 페루·볼리비아·브라질의 정글을 헤매며 찾았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후안 오시오(Juan Ossio) 페루 문화부 장관은 이번 발견을 바탕으로 와리 문명의 확장 과정과 잉카 제국과의 관계에 대한 일련의 질문이 제기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잉카와 와리를 "스페인 정복 이전 페루 국가의 두 가지 위대한 표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잉카 제국 심장부에서 발견된  와리의 영주  무덤… 마추픽추에 필적하는 고고학 대발견

이번 발견의 실마리는 지난 7월 토기 등 유물이 처음 확인되면서 잡혔습니다. 3개월 뒤 9기의 무덤이 발굴됐고, 조사 결과 와리 문화의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빌카밤바의 영주'의 등장은 콜럼버스 이전 시대 쿠스코와 아야쿠초(Ayacucho)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당시 제국은 쿠스코 중심부와 지방을 모두 아울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오늘날 쿠스코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와리 도시 피킬락타(Pikillacta)와 이 영주의 고향인 아야쿠초는 와리의 핵심 영토였습니다.

아마도 쿠스코는 아야쿠초의 옛 군주들을 물리치며 위대해졌을 것입니다. 잉카 파차쿠텍(Pachacútec)은 오랜 역사적 대립의 순환을 정점으로 몰아넣어, 옛 와리 국가 전통의 마지막 계승자인 찬카(Chanca)족을 최종적으로 정복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