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역사

브라질 일본 이민의 역사: 카사토 마루호에서 시작된 100년의 여정

브라질로의 일본 이민은 1908년 6월 18일, 최초의 일본 이민선 카사토 마루(Kasato Maru)호가 산투스 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 브라질은 일본 외부에서 가장 많은 일본계 인구가 거주하는 나라가 되었는데, 이 놀라운 역사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이민의 배경

19세기 말, 메이지 유신(1868)을 맞은 일본은 세계에 문호를 개방하며 사회 구조를 급격히 변화시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농민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크게 늘어났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도시로 몰려들었습니다. 더욱이 인구 증가까지 겹치면서 일본 정부는 미주 대륙으로의 이민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브라질 역시 깊은 변화를 겪고 있었습니다. 1850년 아프리카 노예 무역이 금지되면서 노예 가격이 폭등했고, 농장주들은 부족해진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유럽 이민 노동자를 고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브라질이 이민을 장려한 데에는 인종차별적 편견도 작용했다는 사실입니다. 커피 농장주들은 이미 업무에 능숙한 흑인 노동자보다 백인 외국인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공화국 시대의 일본 이민 정책

브라질 공화국 수립 이후 아프리카계 노동력 배제 정책은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1892년 10월 5일, 제97호 법률이 승인되면서 일본인과 중국인의 브라질 이민이 공식 허용되었습니다. 이 법은 양국 간 대사관 설치와 통상 조약 체결도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이러한 개방에 주목했고, 스기무라 후카시(杉村濬) 공사가 외교관으로 부임하여 브라질 내 상황을 면밀히 조사했습니다. 훌륭한 환대를 받은 스기무라는 일본인의 브라질 이주에 호의적인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후 일본 이민 사업은 민간 회사에 위탁되었습니다.

이들 회사는 선전 광고에서 커피나무를 '황금나무'라고 부르며, 수확이 쉽고 이민자가 빠르게 부자가 되어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과장해서 알렸습니다.

일본 이민자들의 도착

1908년, '카사토 마루'호가 상파울루주 산투스항에 접안하여 781명의 일본인을 실어 왔습니다. 당시에는 독신 이민이 허용되지 않아 자녀를 둔 기혼자만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이민자들은 농장주들과 3년, 5년, 7년짜리 근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불이행 시 무거운 벌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언어도 통하지 않고, 이들을 받아줄 인프라조차 전혀 준비되지 않은 현실 앞에서 이민자들은 자신들이 속았음을 깨달았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자 많은 이들이 커피 농장을 떠났습니다. 기다릴 여유가 없던 이들은 대도시나 미나스제라이스, 파라나 등 토지 값이 저렴한 다른 주로 떠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와 결단력으로 일본인들은 시골에서 농사를 짓거나 도시에서 장사를 시작하며 삶을 안정시켜 나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약 19만 명의 일본인이 브라질로 이주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일본계 사회의 시련

1940년대에 들어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브라질이 미국과 영국을 지원하며 연합국 측에 섰던 반면, 일본은 독일·이탈리아와 함께 추축국 진영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1942년 브라질이 추축국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일본계 공동체를 탄압하는 일련의 법령이 시행되었습니다. 학교와 협회, 스포츠 클럽이 폐쇄되었고, 일본 국기 등 국가 상징물의 사용도 금지되었습니다.

더욱이 이들의 판매 활동이 위축되었고, 모임이 금지되었으며, 상당수가 재산과 자산을 몰수당했습니다. 주 의회에서는 '황색 요소'의 입국이 사회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논리로 입국 금지가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이민자들의 브라질 행은 1970년대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브라질에 남긴 일본의 문화적 유산

일본 이민자들은 차 재배와 누에(양잠) 같은 새로운 작물과 산업을 브라질 농촌에 도입했습니다. 또한 감자, 토마토, 쌀 재배 기술을 한층 발전시켜 '농업의 신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종교 분야에서는 불교와 신토가 전래되었고, 전통 춤과 유도, 가라테 같은 무술도 브라질 사회에 뿌리내렸습니다.

브라질 사회를 빛낸 일본계 인물들

많은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브라질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하루오 오하라(Haruo Ohara)(1909~1999): 농부이자 사진작가
  • 토미에 오타케(Tomie Ohtake)(1913~2015): 미술가이자 화가
  • 유키시구 다무라(Yukishigu Tamura)(1915~2011): 정치인
  • 티카시 후쿠시마(Tikashi Fukushima)(1920~2001): 화가이자 드로잉 아티스트
  • 마나부 마베(Manabu Mabe)(1924~1997): 드로잉 아티스트, 화가, 장식공예가
  • 티즈카 야마자키(Tizuka Yamazaki)(1949~): 영화감독
  • 우고 호야마(Hugo Hoyama)(1969~): 탁구 선수
  • 린컨 우에다(Lincoln Ueda)(1974~): 스케이트보드 선수
  • 다니에레 스즈키(Daniele Suzuki)(1977~): 배우이자 방송인
  • 줄리아나 이마이(Juliana Imai)(1985~): 모델

알아두면 좋은 흥미로운 사실

  • 상파울루의 브라질 일본이민역사박물관, 파라나주 롤란디아의 농업개척박물관 등 일본 이민자들의 기억을 보존하는 기관이 여러 곳 있습니다.
  • 상파울루 시의 리베르다데(Liberdade) 지역은 일본 상권과 문화의 중심지로 유명합니다.
  • 브라질은 일본 외부에서 일본계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현재 약 200만 명 이상의 일본계 브라질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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