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에게 중립을 촉구한 목소리,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나?
1930년대 후반 유럽에서 전운이 감돌던 시기,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미국은 이 분쟁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여론이 상당했습니다. 흔히 '고립주의' 또는 '아메리카 퍼스트' 운동으로 알려진 이 흐름의 지지자들은 저마다 명확한 우려를 안고 있었습니다.
1.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당시 미국군은 규모가 작았고, 주요 열강과 벌일 수 있는 대규모 전쟁에 대비한 장비와 훈련이 크게 부족했습니다. 많은 미국인은 충분한 준비 없이 참전할 경우 오히려 패배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2. 전쟁터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미국은 대서양과 태평양이라는 자연적 방벽 덕분에 유럽의 분쟁으로부터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유럽의 전쟁은 미국의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아니라 먼 곳에서 벌어지는 '남의 일'처럼 느껴졌고, 따라서 굳이 개입할 이유가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3. 국내 문제가 더 시급하다
대공황의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였기에, 많은 사람들은 해외 전쟁에 개입하기보다 실업과 빈곤 등 국내 경제 문제 해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외국의 전쟁에 돈과 인명을 쏟아붓기에는 나라살림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4. 장기전과 막대한 희생이 예상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직접 겪은 세대가 많았던 만큼, 유럽의 전쟁이 길고 피비린내 나는 소모전으로 번지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미국이 또다시 수많은 인명 피해를 동반한 전쟁에 끌려 들어가는 것을 결코 원치 않았습니다.
이러한 우려들은 1941년 진주만 공격으로 미국이 참전하면서 현실의 시험대에 오르게 되지만, 당시 미국 사회에 불개입 여론이 얼마나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면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