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는 영국이 아니라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
"영국은 왜 남미를 식민지로 삼았는가?"라는 질문에는 사실 큰 오해가 담겨 있다. 역사적으로 영국은 남미 대륙을 식민지화하지 않았다. 남미는 15세기 말부터 16세기에 걸쳐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의해 정복되고 지배되었다. 스페인은 페루,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대륙 대부분을 장악했고, 포르투갈은 브라질을 차지했다.
트르데시야스 조약: 신대륙 분할의 시작
남미가 이베리아 반도 두 나라의 손아귀에 들어간 결정적 계기는 1494년의 트르데시야스 조약이다. 이 조약은 대서양상에 자오선을 긋고, 그 서쪽은 스페인, 동쪽은 포르투갈의 영향권으로 확정한 협약이었다. 덕분에 포르투갈은 남미 동단의 브라질을 합법적으로 식민지화할 수 있었고, 스페인은 나머지 광대한 지역을 정복하며 거대한 식민 제국을 건설했다.
영국이 남미 진출에 실패한 배경
영국이 본격적으로 해외 식민지 개척에 나선 시기는 16세기 말에서 17세기경이다. 그무렵에는 이미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남미의 핵심 지역을 장악한 상태였다. 영국이 남미 진출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후발 주자의 한계: 스페인·포르투갈이 이미 100여 년 앞서 아메리카 대륙을 선점하고 있었다.
- 강력한 스페인의 방어: 당시 스페인은 세계 최강의 해군 국가로, 남미 식민지를 철저히 방어했다.
- 전략적 선택: 영국은 충돌을 피해 북미와 카리브해, 이후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식민지 확장의 방향을 돌렸다.
영국의 흔적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물론 영국이 남미와 완전히 무관했던 것은 아니다. 17세기 말 스코틀랜드의 파나마 식민지 계획인 다리엔 계획은 실패로 끝났고, 1806~1807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침공 시도도 현지 민병대에게 격퇴당했다. 다만 영국은 가이아나(구 영국령 기아나)와 포클랜드 제도를 통해 남미에 일정한 발판을 유지했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침공의 실패는 오히려 현지 크리올로들의 자주 의식을 자극해 남미 독립운동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정리
결국 영국이 남미를 식민지로 삼지 못한 핵심 이유는, 트르데시야스 조약에 근거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남미를 먼저 나눠 가졌고, 영국이 식민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무렵에는 이미 대륙의 판도가 굳어져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