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전쟁이 끝났지만, 메넬라오스는 곧바로 스파르타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그의 귀향 항해는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으며, 고대 그리스 문헌에는 그 과정이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해집니다.
파로스 섬에 갇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전승에 따르면, 메넬라오스는 불리한 바람 때문에 이집트 앞바다의 파로스 섬에 발이 묶이게 됩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제4권에서도 이 일화가 언급되는데, 함대는 식량이 바닥날 위기에 처하고 메넬라오스는 '바다의 노인'이라 불리는 신 프로테우스를 만나야만 귀향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프로테우스는 변신 능력으로 유명한 신으로, 메넬라오스는 그를 붙잡아 귀국하는 방법과 미래에 대한 예언을 들었습니다.
『텔레고니아』의 기록: 키프로스에서의 재회
키레네의 에우가몬(Eugammon of Cyrene)이 지은 서사시 『텔레고니아(Telegony)』에는 또 다른 버전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문헌에 따르면 메넬라오스는 키프로스에서 아내 헬레네와 재회하여 서로 화해했다고 합니다.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부부의 갈등이 이 자리에서 마무리된 셈입니다.
두 사람은 이후 함께 지중해를 누비며 항해하였고, 그 과정에서 여러 식민 도시를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키프로스의 아마토스(Amathus)라는 도시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결국 스파르타로 돌아오다
대부분의 전승에서 메넬라오스는 헬레네와 함께 마침내 스파르타로 돌아옵니다.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스파르타 궁전을 방문했을 때, 두 사람은 평온하게 지내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다만 그의 귀환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으며, 일부 전승에서는 약 8년에 걸친 표류 끝에야 고향에 닿았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10년 만에 귀향한 오디세우스의 모험 못지않은 긴 항해였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