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육군항공대의 주력 폭격기였던 B-17 '플라잉 포트리스'는 한 번의 출격 임무에서만 수천 발에 달하는 탄약을 소모했습니다. 독일 전투기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쏟아졌던 기관총 탄피, 그렇다면 이 탄피들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탄피는 총구 옆 배출 튜브를 통해 기체 밖으로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사용이 끝난 기관총 및 기관포 탄피는 따로 회수되지 않고, 총구(건 포트) 인근에 설치된 배출 튜브를 통해 곧바로 기체 외부로 배출되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채택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만약 탄피를 기내에 모아두었다면 임무가 거듭될수록 불필요한 무게가 늘어날 뿐 아니라, 바닥에 흩어진 탄피가 승무원의 이동을 방해하거나 조종 장치와 전기 배선 등에 끼어 예기치 못한 고장을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고속으로 비행하는 폭격기에서 배출된 가벼운 탄피는 지상에 도달하기까지 넓게 흩어지기 때문에 지상에 큰 피해를 줄 우려도 적었습니다.
탄 걸림에 대비한 접근 해치
전투 중에는 탄약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 '탄 걸림(급탄 불량)'이 발생하거나 탄약이 소진되는 상황도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이에 대비해 각 총좌 바로 옆에는 접근 해치가 마련되어 있어, 항공 정비 요원이 이 해치를 통해 기관총의 탄 걸림을 신속하게 제거하거나 탄약을 재장전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B-17은 출격 사이 짧은 정비 시간에도 무장 상태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고, 이는 폭격기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막강한 방어 화력의 '날으는 요새'
참고로 후기형인 B-17G는 기수부터 꼬리까지 약 13정의 M2 브라우닝 12.7mm 중기관총을 장착하여 '플라잉 포트리스(날으는 요새)'라는 이름에 걸맞은 방어 화력을 자랑했습니다. 임무 성격에 따라 수천 발의 탄약을 적재했으며, 유럽 상공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격 작전에서 이 화망은 독일 전투기들에게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