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소변과 소다, 고대 로마인의 비밀 세제

소변과 소다, 고대 로마인의 비밀 세제

오늘날 세탁소에서 쓰는 합성 세제가 존재하기 전, 고대 로마인들은 무엇으로 옷을 빨았을까요? 놀랍게도 그 정답은 인간의 소변이었습니다. 필자 가브리엘 카스텔요(Gabriel Castelló)의 소설 『데보티오(Devotio)』에 등장하는 한 장면을 통해, 로마 세탁소 ‘풀로니카’의 실상과 그 배경이 된 세탁 문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소설 『데보티오』 속 한 장면

퀸토 탈피키오(Quinto Talpicio)의 작은 풀로니카(fullonica, 세탁소)는 네크로폴리스 담벼락 뒤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날 아침, 식민 도시 전체에서 가장 존경받고 부러움을 사는 귀부인 중 한 명인 아울라 플라우티아(Aula Plautia)의 가장 믿음직한 여종 이오니카(Ionica)는 주인의 토가와 의복을 찾으러 이곳을 방문했다.

탈피키오는 식민 도시 전역에서 악명이 자자했다. 값이 비쌀뿐더러 업무 방식도 상당히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영양 실조에 시달린 늙고 야윈 노예들이 그의 좁은 세탁조에 빼곡히 들어차 옷을 헹구는 데 평소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악은 그것이 아니었다. 세탁에 쓰이는 소변은 화장실과 창관에서 이런저런 경로로 수거해 온 것이었고, 다림질 후 남는 산성 냄새를 가리려 값싸게 희석한 향료를 사용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선택의 여지가 넉넉하지도 않았다. 프랑크족의 습격 전 이 식민 도시에 있던 다섯 개의 세탁소 중 지금은 보코니오(Voconio)의 세탁소와 그의 세탁소, 단 두 곳만이 영업 중이었으니까 말이다.

이오니카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처럼 다른 가정 노예들도 각자 주문한 물건을 인수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며 풀로니카 홀에서 불쾌한 대기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설령 1월(이아누아리우스)이라 해도 헹굼실에서 나는 악취는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종일 소변 웅덩이에 토가를 담그고 있는 처량한 이들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한여름에는 그 일이 더욱 힘들겠지. 구역질이 올라 아침으로 먹은 포리지를 게워낼까 봐, 그녀는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마시러 잠시 밖으로 나가야 했다. 날씨는 어둡고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거리의 짙은 색 석판 사이에는 작은 얼음판이 녹지 않은 채 남아, 도로 틈새로 미끄러져 흘러내리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이오니카, 프라이세스(praeses, 총독)님이 벌써 도착했다는 거 알아?” 세탁소에 다시 들어서자 같은 처소의 여종 하나가 물었다.
“벌써 알았어. 어제 우리 주인에게 들었어. 세베리나(Severina), 요즘 우리 신앙에는 좋지 않은 때야.”
“맞아. 프라이세스님이 도성에 계시는 동안엔 아주 조심해야겠어. 회합에서 그분에 관해 들려오는 이야기는 소름 끼칠 정도라고. 많은 형제자매들이 매우 비관적이셔.”
“그래도 위축될 필요는 없어. 하나님께서 그렇게 주관하신 일이니, 우리는 그렇게 받아들여야 해. 매일 그 두 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
“그 두 분을 본 적이라도 있어?” 여종은 호기심 어린 귀들을 피해 속삭였다.
“아니, 하지만 우리 주인 안토니오(Antonio)께서 두 분 중 젊은 분을 면회하러 가신다는 건 알아… 세베리나, 하나 더. 그분을 만나러 다녀온 뒤로 주인께서 조금 달라지셨어. 예전보다 관용이 많아지셨다고나 할까.”
“당신 주인 안토니오 님은 원래 신중한 분이셨잖아.”
“그래, 하지만 지금은 몇 년 전처럼 눈빛에 원망과 증오, 아니, 무관심조차 드러나지 않으셔. 드디어 지난날의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하신 것 같아.”
“이오니카, 얼굴빛이 좋지 않네. 주인과 무슨 일 있었어?”
“아니, 그냥 잠을 잘 못 잤을 뿐이야. 어젯밤에 아주 기묘한 꿈을 꿨거든. 쓰레기장 한가운데서 까마귀가 까악거리는데, 문득 날아올라 내가 서 있는 곳으로 날아왔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잠에서 깼어. 다시 잠들자 이번엔 자갈로 덮인 해변 위에 놓인 맷돌이 보였는데, 나는 맷돌을 향해 달려가다 거의 다 왔을 때 자갈 위에 넘어졌어.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인 바다는 우리 바다가 아니라 역시 익숙한 해안이었어. 산 하나와 안개에 뒤덮인 작은 섬까지…”
“정말 이상하네… 주님의 메시지일까?”
바로 그 순간, 천과 튜닉, 토가 등 세탁물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안은 젊고 야윈 노예 하나가 나타났다. 그는 손님들을 노려본 뒤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오니카! 여기 있소. 딴짓 말고 서둘러 가시오. 요즘 사람들이 어떤지 당신도 봤잖소.” […]

소변과 소다, 고대 로마인의 비밀 세제

▲ 스테파누스의 풀로니카 (글·가브리엘 카스텔요)

풀로니카, 로마의 세탁소이자 크리닝업소

위 장면은 오늘 소개할 주제를 소개하기 위한 것입니다. 모든 로마 도시와 식민 도시에는 하나 이상의 풀로니카, 즉 오늘날의 세탁소이자 크리닝업소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업소의 유적은 오스티아(Ostia), 바르키노(Barcino, 현 바르셀로나),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에서 발견되었으며, 그중 폼페이(Pompeii)의 스테파누스 세탁소처럼 훌륭하게 보존된 사례도 있습니다. 풀로니카는 가정용 리넨과 의류를 세탁하는 가게로, 인공 화학 세제가 등장하기 이전의 세탁 방식을 고려하면 결코 단순하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헹굼조(살투스 풀로니키, saltus fullonici)에 사용된 주원료는 인간의 소변이었습니다. 소변에 함유된 암모니아가 표백제 역할을 하는 재와 석회와 결합하여, 튜닉·토가·양모 식탁보의 얼룩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소변 확보 방법도 흥미로웠습니다. 원거리에서 암포라에 담아 수입하기도 했고(히스파니아산이 최상품으로 꼽혔습니다), 공공 화장실에서 수거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오늘날 쇼핑센터의 소변기처럼, 풀로니카 벽면에 바닥이 뚫린 반쪽 암포라를 배치해 주랑을 지나가던 행인들이 편하게 소변을 볼 수 있게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폼페이의 벽에는 행인들에게 소변을 부탁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렇게 모은 소변은 암포라 안에서 재와 석회와 혼합된 뒤 착즙조에 부어졌고, 노예들은 포도주를 밟듯 옷감을 직접 밟으며 악취가 나지만 세정력은 뛰어난 소다와 소변의 유화액을 옷감에 스며들게 했습니다.

세탁 과정, 그리고 ‘돈에는 냄새가 없다’

세탁 과정 자체는 단순했습니다. 의류를 간단히 검수하고 필요한 기우기와 수선을 마친 뒤, 통에 던져 노예들의 강도 높은 밟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얼룩이 사라지면 옷은 라쿠나 풀로니카(lacuna fullonica)라 불리는 더 큰 야외 연못으로 옮겨져, 임플루비움(impluvium)에 모아둔 빗물로 헹궈졌습니다. 이후 물기를 빼고 햇볕에 널어 말렸으며, 여유 있는 고객에게는 몇 닢의 동전을 더 받고 마른 옷에 허브와 꽃 향료로 향기를 입혀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과세하려는 공공 행정의 집요함—오늘날에도 묘하게 익숙한 이야기입니다—으로, 황제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는 시민들의 무료 기증으로 풀로니카에 모인 소변에 세금을 부과하는 칙령을 내렸습니다. 수에토니우스(Suetonius)에 따르면, 아들 티투스(Titus)가 아버지에게 이 세금을 나무라자 베스파시아누스는 주머니에서 아우레우스 금화 한 닢을 꺼내 아들의 손에 쥐여 주며 물었습니다. “이 냄새가 거슬리느냐?” 티투스가 아니라고 답하자, 아버지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돈은 소변에서 나왔다.” PECVNIA NON OLET… 돈에는 냄새가 없다.

소변과 소다, 고대 로마인의 비밀 세제

▲ 살투스 풀로니키(saltus fulloni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