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역사 기록에 남은 '성적인 이유'로 사망한 교황들 — 레오 7세부터 폴 2세까지

교황은 독신 서원을 지키는 자리지만, 역사 기록 곳곳에는 정반대되는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굳이 전문가가 아니어도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 보르지아(Borgia), 메디치(Médicis), 델라 로베레(della Rovere) 가문이 남긴 방대한 기록과 혈통이 그 증거인데, 당시 '조카'로 불리던 인물 상당수가 실제로는 교황의 자녀였다는 정황은 오래전부터 회자되어 왔습니다.

스페인 작가 에릭 프라티니(Eric Frattini)의 저서 『교황과 섹스』는 바로 이런 교황들의 이면을 다룬 대표적인 책입니다. 해당 서평을 접한 필자는 문득 호기심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과연 역사 속에서 '성적인 이유'로 생을 마감한 교황은 누구일까?

기록으로 전해지는 네 교황의 최후

  • 레오 7세 — 재위 936~939년, 가톨릭교회의 제126대 교황. 성관계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요한 7세 — 재위 705~707년, 가톨릭교회의 제86대 교황. 동침했던 여성의 남편에게 구타당해 사망했습니다.
  • 요한 13세 — 재위 965~972년, 가톨릭교회의 제133대 교황. 이 역시 정부(情婦)를 둔 남편에 의해 암살당했습니다.
  • 폴 2세 — 재위 1464~1471년, 가톨릭교회의 제211대 교황. 시종(페이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역사의 한 단편일 뿐입니다. 저는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현재의 관점에서 이해하거나 해석하지 않으며, 현대적 가치관에 따라 당시의 행동을 판단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 자신의 문제입니다.

물론 이러한 기록들 일부는 중세와 르네상스 연대기, 사가(史家)들의 전언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관(史官)에 따라 신뢰도가 갈립니다. 그럼에도 프라티니의 책이 평가받는 이유는, 권력과 인간적 욕망이 뒤섞였던 교황청의 이면을 방대한 사료를 통해 조명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역사는 옹호나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읽고 이해할 때 비로소 가치를 지니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