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해적 역사상 유일한 완전 금주주의자, 블랙 바트(Black Bart)

웨일스 출신, 그러나 남다른 해적

바르톨로메우 로버츠(Bartholomew Roberts), 일명 블랙 바트(Black Bart)는 다른 많은 해적들처럼 웨일스에서 태어났지만, 그 외에는 동료 해적들과 공통점이 거의 없는 인물이었다. 노예선에서 선원으로 일하던 그는 자신이 탄 배를 나포한 해적 하웰 데이비스(Howel Davis)의 무리에 합류했고, 데이비스가 사망하자 그의 선원들을 물려받아 새로운 선장이 되었다.

선장이 된 로버츠는 청교도적인 정신으로 동료들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술은 입에 대지 않고 오직 차만 마시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이 습관을 부하들에게 퍼뜨리려 애썼지만 결국 실패하면서 해적 역사상 유일하게 알려진 완전 금주주의자로 기록되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여성을 정중히 대해왔으며, 어떤 남자도 강제로 선원단에 끌어들이지 않았다.

청교도 신념과 화려한 사치의 공존

흥미롭게도 청교도에서 비롯된 그의 성격과 사고방식은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생활 방식과는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는 값비싼 직물, 보석, 꽃, 깃털, 비단은 물론 정교하고 반짝이는 무기까지 사랑했다. 그래서 나포한 배의 보물 중 포르투갈 국왕에게 보내질 예정이던 커다란 다이아몬드 십자가를 발견했을 때, 그것을 거두어 큰 전투 같은 중요한 날에 과시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날이면 그는 최고의 예복을 갖춰 입고, 십자가를 목에 걸고, 깃털로 장식된 커다란 모자를 쓴 채 갑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심지어 그의 마지막 소원조차 선원들에 의해 지켜졌는데, 전투 중 죽으면 가장 아끼는 옷을 입힌 채 시체를 바다에 던져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1722년 2월 서아프리카 연안에서, 보라색 옷과 레이스 장식을 두른 그의 몸은 바다 저편으로 가라앉았다.

해적 역사상 유일한 완전 금주주의자, 블랙 바트(Black Bart)

블랙 바트

해적이라기보다 신사에 가까웠던 외모와 상징

그의 외모는 여러 나라와 식민지 당국에 쫓기는 해적이라기보다 당대의 신사에 훨씬 가까웠다. 그래서 전성기에 이르자 로버츠는 자신을 상징할 깃발을 제작했다. 검은 바탕 위에는 칼을 든 그의 무장한 형상이 양발 아래 해골을 밟고 서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고, 그 아래에는 A.B.H.와 A.M.H.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각각 'A Barbadian's Head(바베이도스인의 머리)', 'A Martinican's Head(마르티니크인의 머리)'의 약자로, 그를 잡으려 했던 바베이도스와 마르티니크 총독을 겨냥한 노골적인 도발이었다.

해적 역사상 유일한 완전 금주주의자, 블랙 바트(Black Bart)

400여 건의 약탈보다 유명한 '해적 율법'

그에게 400건이 넘는 나포 기록이 있다는 사실을 잠시 접어두더라도, 로버츠가 역사에 확실히 이름을 남긴 것은 선원단에 정한 행동 강령, 곧 이른바 해적 율법 덕분이다. 내부 규칙을 만든 선장이 그만인 것은 아니지만, 그의 규칙이 가장 독특하고 널리 회자된 이유는 문자 그대로 철저히 집행했고, 삶을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관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규율이 그의 좌우명인 '짧고 행복한 삶(a short and happy life)' — 제임스 딘 식으로 말하면 '빨리 살고, 젊게 죽고, 멋진 시체를 남겨라' — 과는 정반대라는 점이다.

1721년 대규모 탈영 사건 이후 작성된 이 규칙들은 1724년 캡틴 찰스 존슨(Captain Charles Johnson)이라는 필명으로 처음 출간된 『가장 유명한 해적들의 강도와 살인 행각에 관한 통사(General History of the Robberies and Murders of the Most Famous Pirates)』 덕분에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I. 논의되는 모든 사안에서 각자 한 표씩 행사한다. 누구나 식량과 술에 접근할 수 있으며, 부족 사태로 모두를 위해 배급이 필요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하는 대로 소비할 수 있다.

II. 명단에 따라 차례로 불려 전리품 분배에 참여하며, 참여도와 무관하게 몫을 받고 그 자리를 위해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 누군가 은화 1달러(스페인산 리얼 데 아오초) 이상을 속이면 바다에 내팽개쳐져 운명에 맡겨지는 것으로 처벌한다. 선원 간의 강도 행위라면 선원들은 죄인의 귀와 코를 잘라내고, 무인도가 아니라 반드시 역경에 부딪히게 될 곳에 상륙시키는 것으로 만족한다.

III. 카드나 주사위로 돈을 걸고 도박하는 것을 금한다.

IV. 조명과 촛불은 저녁 8시에 모두 끈다. 그 이후에도 술을 마시고 싶은 선원은 갑판 위에서 홀로, 불빛 없이 마셔야 한다.

V. 모든 이는 자신의 무기, 권총, 도를 늘 깨끗이 손질하고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둔다.

VI. 아이와 여성의 승선은 허용되지 않는다. 여성을 변장시켜 배에 태운 자는 사형에 처한다.

VII. 전투 중 탈영은 사형 또는 무인도에 버려지는 형벌로 처벌한다.

VIII. 배 안에서의 다툼은 금지된다. 분쟁은 육지에서 칼이나 권총으로 해결하며, 먼저 피를 흘린 쪽이 승자로 선언된다.

IX. 선원이 팔다리를 잃거나 불구가 되면 공동 재고에서 은화 800달러를 지급받는다. 경미한 부상은 그 심각성에 비례해 지급한다.

X. 선장과 부선장은 전리품 두 몫을, 선무장·보스넨·포수는 한 몫 반을, 나머지 장교들은 한 몫 4분의 1을 받는다.

XI. 음악가들은 토요일에 휴식을 취하지만, 특별한 허가가 없는 한 나머지 6일 밤낮으로는 쉴 수 없다.

프란세스크 마리 콤파니(Francesc Marí Company)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