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 2월 15일, 쿠바 하바나 항구에 정박해 있던 미국 군함 USS 메인호(USS Maine)가 갑작스러운 폭발과 함께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여론을 크게 자극했고, 결국 같은 해 4월 25일 미국이 스페인에 정식으로 선전포고를 하면서 미국-스페인 전쟁이 시작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메인호가 하바나에 파견된 배경
당시 쿠바에서는 스페인 식민 지배에 맞선 독립운동이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주재 자국민과 경제적 이익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메인호를 하바나 항에 파견해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은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260여 명의 희생자와 여론의 분노
2월 15일 저녁, 메인호는 거대한 폭음과 함께 가라앉았고, 이 사고로 약 260명의 미국 선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국 신문들, 특히 당시 경쟁적으로 판매부수를 늘리던 황색언론(yellow journalism)은 근거 없이도 스페인의 소행이라며 공격적으로 보도했고, "메인호를 기억하라(Remember the Maine!)"라는 구호가 전국에 퍼지며 대(對)스페인 여론은 전쟁을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선전포고와 전쟁의 결과
미국 의회는 폭발의 정확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스페인에 압박을 가했고, 마침내 1898년 4월 25일 선전포고에 이르렀습니다. 전쟁은 약 3개월 만에 스페인의 패배로 끝났으며, 파리 조약을 통해 미국은 필리핀, 괌, 푸에르토리코를 획득하고 쿠바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세계 열강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렇다면 폭발의 진짜 원인은?
흥미롭게도 후대의 조사는 다른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1976년 미국 해군의 재조사에 따르면, 폭발은 함 내부 석탄 창고의 화재가 인접 탄약고로 번지면서 일어난 자체 사고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졌습니다. 즉, 미국을 전쟁으로 몰아넣은 이 사건은 스페인의 공격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메인호 폭발 사건은 잘못된 정보와 과열된 여론이 국가의 중대한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