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룰렛과 액체 연구의 공통점? 17세기 천재 블레즈 파스칼이 남긴 두 가지 위대한 유산

17세기 과학 혁명은 오늘날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프랑스의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입니다. 그는 기계식 계산기의 설계·제작과 확률 이론의 정립은 물론, 유체와 관련된 물리학 분야에서도 놀라운 업적을 남겼습니다. 비교적 이른 나이인 39세로 생을 마감했고 문학 저작 『팡세(Pensées)』마저 미완으로 남겼지만, 파스칼의 원리 같은 이론과 수학적 공식에 기반한 카지노 룰렛이라는 창조물로 인류 역사에 확실한 족적을 새웠습니다.

룰렛과 액체 연구의 공통점? 17세기 천재 블레즈 파스칼이 남긴 두 가지 위대한 유산
파스칼의 원리란 무엇인가

파스칼의 유체 연구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그의 배경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변호사였던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이던 아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도록 스스로 교육을 맡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덕분에 파스칼은 18세에 파스칼린(Pascaline)이라는 계산기를 만들어냈고, 이 기계는 20세기 중반 커트 헤르츠슈타크(Curt Herzstark)가 개발한 쿠르타(Curta) 기계식 계산기 등 후속 모델들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파스칼린 제작 이후 파스칼은 물리학 등 다른 분야로 관심을 넓혀갔습니다. 그가 물리학에 남긴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가 바로 파스칼의 원리(파스칼의 법칙)입니다. 이 원리는 유압 프레스를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오늘날 엘리베이터, 자동차 브레이크, 잭(jack) 같은 각종 유압 시스템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밀폐된 공간 안의 비압축성 유체에 압력이 가해지면, 그 압력은 모든 방향으로 동일한 세기로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유압 프레스에서 특히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크기가 다른 두 실린더를 연결해 물로 채우고 첫 번째 실린더에 힘 "x"를 가하면, 두 번째 실린더에도 동일한 압력이 전달됩니다. 여기서 두 번째 실린더의 단면적이 더 넓다면 실제로 받는 힘은 더욱 커집니다. 결국 파스칼의 법칙은 초기 압력을 변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여러 지점에서 유체가 가하는 힘을 증폭시키는 길을 연 셈입니다.

룰렛과 확률 이론의 탄생

그렇다면 파스칼은 어떻게 확률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요? 계기는 친구 피에르 드 페르마(Pierre de Fermat)와 주고받은 편지였습니다. 편지를 통해 확률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수학자들은 이른바 파스칼의 내기(Pascal's Wager)라는 논증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신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신을 믿는 것이 합리적인지 설명하는 공식입니다. 신이 존재하는지(우연의 문제)는 증명할 수 없지만,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이라도 믿는 편이 낫다는 논리입니다. 존재할 경우 반대 입장을 선택했을 때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존재할 확률이 극히 작다 하더라도, 그 작은 가능성이 가져다줄 거대한 보상, 즉 영원한 영광이 그 믿음을 정당화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신념에 따라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장이지만, 종교적 딜레마에 수학적 확률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분명 획기적인 시도였습니다.

확률과 우연의 문제에 깊이 빠져든 파스칼은,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게임 중 하나인 룰렛을 발명합니다. 이 게임은 블랙잭 같은 타이틀이 함께 제공되는 Betway 룰렛에서도, 100종이 넘는 클래식·테마 슬롯머신과 나란히 선 다양한 변형 게임 속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룰렛으로 승부를 벌이는 천재 가족의 실화를 담은 영화 『로스 펠라요스(Los Pelayos)』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룰렛과 액체 연구의 공통점? 17세기 천재 블레즈 파스칼이 남긴 두 가지 위대한 유산

흥미로운 점은 오늘날의 룰렛 휠에는 0 또는 더블 제로(00)가 존재하지만, 파스칼이 처음 고안한 룰렛 휠에는 1부터 36까지 딱 36개의 숫자만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수학자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모든 숫자가 동일한 확률로 나오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그의 목표였고, 36개 숫자가 모두 같은 출현 확률을 지니도록 특성을 꼼꼼히 계산한 끝에 완성해냈습니다. 이후 추가된 0과 여러 최신 기능들은 게임에 흥미와 변수를 더하기 위해 나중에 통합된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스칼의 룰렛은 지금의 룰렛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합니다.

수학과 우연의 게임 사이의 인연은 파스칼과 룰렛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18세기에는 수학자 샤를 마리 드 라 콩다민(Charles Marie de La Condamine)이 복권을 연구하고 자신의 발견을 유명한 작가이자 철학자인 볼테르(Voltaire)와 공유했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