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말라야의 이른바 '해골 호수(Skeleton Lake)'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날로 깊어지고 있다. 공식 명칭은 룹쿤드(Roopkund)로 불리는 이 호수는 해발 약 5,000미터 지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백 명에 달하는 인골을 품고 있다.
동지중해 출신으로 추정되는 유골들
연구팀이 총 38구의 해골을 분석한 결과, 그중 14명은 동지중해 연안 출신일 가능성이 높으며, 유전적으로 오늘날 그리스 본토와 크레타 섬 주민들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히말라야 한복판에서 '그리스인' 유골이 발견된 뚜렷한 이유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기원전 1900년에서 1600년 사이의 인물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미노아 문명이 절정에 달했던 때와 거의 일치한다.
시기와 식습관이 다른 두 집단
반면 나머지 23구의 해골은 오늘날 남아시아 주민들(인도,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과 유전적으로 일치하며, 약 1천 년 뒤인 서기 7세기에서 10세기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1인은 동남아시아 출신이었다. 흥미롭게도 두 집단 간에는 식습관의 차이도 확인되었는데, 이는 연대 측정과 유전적 재구성 결과를 더욱 뒷받침하는 증거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룹쿤드의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 비극적 사건 속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리스' 집단의 13명은 사망 시기가 겹치는 것으로 보아 함께 이동하던 무리였을 가능성이 있는 반면, 남아시아 출신 사망자들은 여러 차례에 걸친 별개의 '물결'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얼어붙은 히말라야 호수에 수백 구의 해골이 잠든 이유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연구진은 몇 가지 주요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학자들의 가설
현지 전설에 따르면, 산신에게 바치는 순례길에 오른 왕족 부부와 일행이 외설적인 행동을 저질러 벌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이들이 악천후를 만난 군사 부대 혹은 행상 집단이라는 추측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전염병 희생자라는 설도 제기되었으나, 38구 유골에 대한 골격학적 검사 결과 이들은 대체로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세 구의 해골에서 치료되지 않은 골절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연구진은 이것이 호수 일대를 강타한 극심한 눈보라(우박)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