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의 철수 이후 혼란기를 맞은 브리튼 섬에 새로운 주인이 등장합니다. 게르만계 부족들의 이주로 시작된 앵글로색슨 시대는 오늘날 잉글랜드라는 국가의 뿌리가 된 시기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410년부터 1066년 노르만 정복에 이르기까지 앵글로색슨족의 영국사를 연대기 순으로 살펴봅니다.
410년~520년경: 앵글족·색슨족·주트족의 잉글랜드 정착
덴마크와 독일 북부에서 온 앵글족(Angles), 색슨족(Saxons), 주트족(Jutes) 부족들이 영국 해협을 건너 고대 브리튼, 즉 오늘날의 잉글랜드와 그레이트브리튼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훗날 collectively 앵글로색슨족(Anglo-Saxons)이라 불리게 됩니다.
앵글로색슨족은 자신들이 정복한 영토를 '앵글족의 땅(The Land of the Angles)'이라 불렀는데, 오늘날의 국명 '잉글랜드(England)'는 바로 여기서 탄생했습니다.
600년경: 일곱 왕국으로 분열된 잉글랜드
앵글로색슨족은 잉글랜드에 일곱 개의 왕국을 세웠습니다. 노섬브리아(Northumbria), 머시아(Mercia), 이스트앵글리아(East Anglia), 에식스(Essex), 켄트(Kent), 서식스(Sussex), 웨식스(Wessex)가 그것으로, 이 시기를 역사학에서는 '헵타르키(칠왕국 시대)'라고 부릅니다.
각 왕국은 전사 출신 왕이 다스렸으며, 백성은 귀족, 농민, 노예의 신분으로 나뉘었습니다. 노예와 달리 귀족과 농민은 자유인이었지만, 왕을 위해 싸울 의무를 져야 했습니다. 앵글로색슨 왕들은 사망 후 때때로 배에 실려 화려한 보물과 함께 장사되었는데, 투구·무기·보석 등이 부장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대다수 앵글로색슨인은 마을에서 생활했고 일부는 더 큰 도시에 거주했습니다. 남자들은 밭일을 하거나 사냥과 낚시를 했으며, 도공·대장장이·목수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여자들은 요리와 옷 만들기를 담당하고 닭과 돼지를 돌보았습니다.

800년경: 덴마크인(바이킹)의 침입
덴마크 출신 바이킹 군대가 잉글랜드를 대규모로 침공하여 웨식스를 제외한 모든 왕국을 정복했습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수세기에 걸친 바이킹의 위협에 직면하게 됩니다.
871년: 알프레드, 웨식스 왕으로 즉위
바이킹은 런던에 자리를 잡고 어린 웨식스 왕 알프레드에게 평화를 위한 조공을 강요했습니다. 그러나 알프레드는 이후 뛰어난 업적과 어린 시절의 일화로 널리 회자되며 '알프레드 대왕(Alfred the Great)'이라는 칭호를 얻게 됩니다. 그는 899년 서거할 때까지 웨식스 왕국을 통치했습니다.
874년~878년: 알프레드 대왕, 덴마크군 격퇴
알프레드는 덴마크군을 웨식스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했고, 서식스, 켄트, 머시아에 대한 지배권도 되찾았습니다. 그는 덴마크인들이 잉글랜드 동부(이른바 '덴로')에 정착하는 것을 허용하고, 나머지 지역은 계속 직접 통치했습니다.
또한 그는 방어용 성곽 도시를 건설하고 매우 효율적인 함대를 유지했으며, 공정한 법률을 제정하고 예술·종교·교육을 진흥시켰습니다. 이러한 업적으로 알프레드는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 중 한 명으로 기억됩니다.
924년~939년: 애설스탠의 통치
알프레드 대왕의 손자 애설스탠(Athelstan)이 잉글랜드의 왕이 되었습니다. 그는 927년 요크를 정복하며 최초로 잉글랜드 전역을 하나의 왕국으로 통일한 군주로 평가받습니다.

1013년~1042년: 덴마크 왕들의 지배
덴마크인들이 다시 잉글랜드를 침공하여 약 30년간 잉글랜드를 지배했습니다. 스베인 포크비어드와 그의 아들 크누트 대왕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덴마크 출신 왕들이었으며, 크누트는 잉글랜드·덴마크·노르웨이를 아우르는 북해 제국을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1042년~1066년: 참회왕 에드워드의 통치
앵글로색슨족이 잉글랜드의 주도권을 되찾았고, '참회왕(Confessor)'으로 알려진 에드워드가 왕으로 즉위했습니다. 그는 독실한 신앙심으로 유명했으며,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건립한 인물입니다.
1066년 에드워드가 후사 없이 사망하자, 웨식스 백작 해럴드(Harold)가 잉글랜드 왕으로 즉위했습니다.
1066년: 앵글로색슨 시대의 종언
즉위한 해럴드는 스탬퍼드 브리지 전투에서 노르웨이 왕 하랄드 하르드라다가 이끄는 바이킹 군대를 격파했지만, 같은 해 남부 해안에 상륙한 노르만족(Normans)과의 헤イス팅스 전투에서 패배하고 전사했습니다.
노르만디 공작 윌리엄이 이끄는 노르만족이 잉글랜드를 정복하면서, 약 650년간 이어진 앵글로색슨족의 통치는 막을 내렸습니다. 이 '노르만 정복'은 잉글랜드의 언어, 문화, 통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은 영국사의 대전환점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