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거짓말은 다리가 짧다 – 없어지지도 않은 담배갑을 '찾아낸' 경찰의 기묘한 사건

19세기 말 우치(Łódź) 수사국 국장이라는 자리는 손꼽히는 요직이었습니다. 하지만 장미에는 늘 가시가 있는 법. 이 직책을 맡고 있던 얀 코발리크(Jan Kowalik)는 어느 날 차르의 친척이 소매치기의 희생자가 되면서 그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1899년 중반, 바르샤바 총독 알렉산데르 이메레틴스키 공작(Aleksander Imeretyński)이 우치를 방문하면서 시작됩니다. 귀한 손님은 당연히 현지 수비대도 찾았고, 장교 클럽에서 최고의 예우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곳에서 고상한 분위기를 완전히 깨뜨릴 사건이 벌어집니다. 공작이 금으로 만든 기념 담배갑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륀의 '천재적인' 계획

짐작하다시피 귀족은 이 전개에 몹시 분노했습니다. 그는 즉시 피오트르쿠프 주지사 콘스탄틴 뮐러(Konstantin Müller)에게 항의했고, 뮐러는 전 러시아 황제의 친척 앞에서 눈 밝힐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곧바로 우치 수사국 국장 얀 코발리크를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범인 검거를 명령했습니다. 물론 뮐러는 "범인과 함께 담배갑까지 찾아내는 편이 코발리크 본인에게 좋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수사를 강화해도 사건은 금방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아무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답변뿐이었고, 뮐러 지사의 인내심은 갈수록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코발리크는 도움을 구하기 위해 바르샤바로 향했습니다. 수도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동료 빅토르 그륀(Wiktor Grün)을 찾아갔습니다. 그륀은 특별한 작전 성과를 자랑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극도로 꾀가 많기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었습니다.

거짓말은 다리가 짧다 – 없어지지도 않은 담배갑을  찾아낸  경찰의 기묘한 사건

알렉산데르 이메레틴스키 공작

훗날 바르샤바의 오호라나(비밀경찰)에서 근무하며 잔혹함으로 악명을 얻게 되는 그륀은, 코냑 한잔을 나누며 코발리크의 사연을 듣더니 순식간에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리샤르트 지에신스키(Ryszard Dzieszyński)가 저서 『어두운 후각의 밥벌이』에서 기록했듯, 그는 곤경에 처한 방문객에게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담배갑을 찾을 수 없다면, 우치 상인들과 협의해 새 담배갑 마련 기금을 모으는 게 어떻습니까. 그동안 당신은 카프카스에서 공작의 담배갑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은밀히 알아보십시오. 보석 세공인이 똑같은 것을 만들어 줄 테니, 그다음에야말로 도난 사건의 범인을 찾으면 되는 겁니다.

솔직히 말해 아이디어 자체는 꽤 훌륭했습니다. 코발리크는 빠르게 동의했고, 게다가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습니다.

상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획 실행 자금을 냈습니다. 경찰과 원만하게 지내는 편이 낫다는 건 옛날부터 잘 알려진 진리였으니까요. 한편 코발리크는 훗날 트빌리시가 된 티플리스의 금세공인을 소개받는 데도 성공합니다. 그는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도난당된 물건과 똑같은 복제품을 만들어 준 경험이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담배갑만 있으면 도둑도 찾을 수 있다…?

담배갑이 '확보'되었으니, 이제 '도둑' 역할을 맡아줄 희생양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행운이 두 사람에게 미소 지었습니다. 우치 수비대 장교 한 명이 자살한 것입니다. 완벽주의적 꾀꾀러기 그륀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었습니다. 소식을 듣자마자 그는 코발리크에게 연락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범인이 생겼습니다. 그가 우리가 추적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합시다. 재판을 받고 유죄를 선고받고 계급을 박탈당하며 치욕을 당하는 것보다 스스로 총구를 택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요.

지사는 또다시 바르샤바 출신 동료의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냈고, 그륀은 세부 사항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우치로 향했습니다.

먼저 그륀은 안제유브(Andrzejów)의 군영으로 갔습니다. 막사 사이를 한참 뒤지다가 마침내 적절한 은닉 장소를 찾아냈고, 그곳에 담배갑을 땅속에 묻었습니다.

거짓말은 다리가 짧다 – 없어지지도 않은 담배갑을  찾아낸  경찰의 기묘한 사건

이제 남은 일은 뮐러 지사를 수사 현장에 초대하고, 귀중한 기념품 회수에 대한 포상을 준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물론 집중적인 수색은 '성공'으로 끝났고, 코발리크는 담배갑을 직접 바르샤바의 이메레틴스키 공작에게 운반하는 영예를 안게 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를 기다린 건 아주 불쾌한 충격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담배갑은 애초에 도난당한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공작은 단순히 외투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가 잊어버렸고, 그 사실을 경찰에 알리는 것(그리고 그 이유까지) 깜빡했던 겁니다.

공작은 이 모든 일을 아이러니한 한마디로 정리했습니다. "우리 경찰은 참으로 유능하군. 없어지지도 않은 것까지 찾아낼 수 있으니."

'거짓말은 다리가 짧다'는 속담은 또 한번 진가를 입증했습니다. 코발리크는 직위를 잃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 했습니다. 반면 그륀은 이 '천재적인' 계획의 작자임을 끝내 부인하며 동료를 홀로 남겨두고 말았습니다.

출처

  • Ryszard Dzieszyński, 『어두운 후각의 밥벌이(Ciemne węszenie karmy)』, Rzeszów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