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영웅적으로 싸운 그리스가 1940년 소련에 손을 내밀었지만, 스탈린의 답은 침묵이었다

영웅적으로 싸운 그리스가 1940년 소련에 손을 내밀었지만, 스탈린의 답은 침묵이었다

악명 높은 리벤트로프-몰로토프 조약(독소 불가침 조약)은 1939년 8월 23일 체결되었다. 오늘날까지도 '만민의 위대한 소련 조국'의 완고한 지지자들은 '아버지' 스탈린의 목표가 히틀러의 파시즘으로부터 소련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스탈린이 시간을 벌고자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가 동맹 히틀러를 모든 면에서 도우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서방 '제국주의자들'에 맞서는 독일 파시스트의 전쟁 수행에 절실히 필요한 귀중한 석유, 곡물, 각종 원자재를 아낌없이 제공했던 것이다.

'나쁜 제국주의'의 마지막 범주에는 그리스가 있었다

그리고 그 '나쁜 제국주의자들'의 마지막 범주에 그리스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스는 말하자면 '아프리카인과 아시아인의 피를 빨아먹는 식민지를 거느린 금권국가'였다는 논리였다. 1940년 10월 28일, 우스꽝스러운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이탈리아가 '제국주의' 그리스를 침공했을 때, 소련과 '위대한' 스탈린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날까지도 그리스 내 일부에서 찬양받고 있는 바로 그 스탈린이었다. 진정한 파시스트이자 제국주의 국가—그러나 동맹이었던—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작은 민족에게 건네는 한마디의 동정조차 없었다.

열려 있는 모든 문을 두드린 메탁사스

거대 유럽 열강에 맞서 싸우는 작은 그리스는 사방에서 도움을 청했다. 군수 물자에 대한 필요가 너무나 절박했기에 메탁사스는 무기와 탄약을 구하기 위해 열려 있는 모든 문을 두드렸다. 그중에는 많은 이들이 모르는 사실이지만 소련의 문도 있었다. '아버지' 스탈린을 위해 인민의 자유를 위해 싸웠다는, 훗날 '영웅' 벨로기아니스가 찬미했던 바로 그 소련, 오늘날까지도 그리스의 일부 사람들에게 위대한 지도자로 추앙받는 그 소련의 문이었다.

끝내 오지 않은 답변

1940년 12월 말, 그리스 국방장관 니콜라오스 파파디마스는 아테네 주재 소련 대사를 직접 찾아가 무기와 탄약 공급에 관한 그리스의 공식 요청을 전달했다. 그 이전에도 비슷한 접촉이 있었지만 소련은 응답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대사는 서신을 받아 들이며 정부와 협의한 후 답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답변은 끝내 오지 않았다... '제국주의의 쓰레기'에 불과한 작은 그리스는 '인민 민주주의의 조국'의 도움을 받을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 파시스트 이탈리아는 최소한 소련의 관용이라도 받을 만했다.

역사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언행 불일치

정치는 차갑고, 중죄에 가까울 만큼 냉철하게 실용적이다. 정치에서 낭만을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벼룩을 찾는 격이다. 그럼에도 이토록 말과 행동이 어긋나는 사례는 역사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선량한 파시스트 이탈리아를 정복하려 든 그 불쌍한 제국주의 열강, 작은 그리스는 그럼에도 영광의 황금 같은 장을 썼다. 문자 그대로 스탈린의 머릿속에 새겨질 만큼—독일의 소련 침공을 늦춤으로써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