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프랑스 공포정치 시기의 달 이름, 혁명이 만든 '공화력' 완전 정리

프랑스 혁명이 만든 새로운 달력, 공화력

프랑스 대혁명의 공포정치기에 사용된 달 이름은 혁명의 원칙과 이상을 반영해 완전히 새롭게 명명되었습니다. 기존의 종교적·왕정적 전통을 지우고 자연의 계절에 맞춘 이름을 붙인 이 달력은 '공화력(共和曆)'이라 불리며, 1793년 10월부터 1806년 1월까지 약 12년간 사용되었습니다.

공화력의 12개월

공화력은 가을 포도 수확 시즌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았으며, 각 달에는 계절의 자연 현상에서 따온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1. 방데미에르(Vendémiaire) · 9월 22일~10월 21일: 포도의 달
  2. 브뤼메르(Brumaire) · 10월 22일~11월 20일: 안개의 달
  3. 프리메르(Frimaire) · 11월 21일~12월 20일: 서리의 달
  4. 니보즈(Nivôse) · 12월 21일~1월 19일: 눈의 달
  5. 플루비오즈(Pluviôse) · 1월 20일~2월 18일: 비의 달
  6. 방토즈(Ventôse) · 2월 19일~3월 20일: 바람의 달
  7. 제르미날(Germinal) · 3월 21일~4월 19일: 발아의 달
  8. 플로레알(Floréal) · 4월 20일~5월 19일: 꽃의 달
  9. 프레리알(Prairial) · 5월 20일~6월 18일: 초원의 달
  10. 메시도르(Messidor) · 6월 19일~7월 18일: 수확의 달
  11. 테르미도르(Thermidor) · 7월 19일~8월 17일: 더위의 달
  12. 프륙티도르(Fructidor) · 8월 18일~9월 21일: 과일의 달

10일제 주간, '데카드'

공화력에서 한 달은 30일로 구성되어, 10일씩 묶은 세 개의 주가 있었습니다. 이 주를 '데카드(décade)'라고 불렀으며, 요일 이름 역시 다음과 같이 새롭게 정해졌습니다.

  • 프리미디(Primidi): 데카드의 첫째 날
  • 뒤오디(Duodi): 둘째 날
  • 트리디(Tridi): 셋째 날
  • 카르티디(Quartidi): 넷째 날
  • 캉티디(Quintidi): 다섯째 날
  • 섹스티디(Sextidi): 여섯째 날
  • 셉티디(Septidi): 일곱째 날
  • 옥티디(Octidi): 여덟째 날
  • 노니디(Nonidi): 아홉째 날
  • 데카디(Décadi): 열째 날, 유일한 휴식일

공화력이 남긴 의미와 그 끝

공화력은 단순한 달력 개혁을 넘어, 혁명가들이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이성과 평등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던 염원을 담은 상징이었습니다. 성인 이름이나 왕조의 흔적을 없애고 자연과 농경 중심의 이름으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집권하면서 프랑스는 1806년 1월 1일부로 그레고리력 사용을 재개했고, 공화력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오늘날에도 '테르미도르의 반동', '브뤼메르 18일의 쿠데타'처럼 프랑스 혁명사의 주요 사건을 지칭할 때 이 달 이름들이 여전히 활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