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17년, 로마 제국의 대표 속주들
서기 117년은 로마 제국이 황제 트라야누스(Trajanus) 치세 아래 역사상 가장 넓은 판도를 자랑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제국은 지중해 전역을 장악하고 있었으며, 그 기반이 된 초기 핵심 속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탈리아(Italia)
로마 제국의 심장부로, 수도 로마가 위치한 본토 지역입니다. 속주와 달리 특별한 행정적 지위를 누렸으며, 제국 전체의 정치·경제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2. 히스파니아 키테리오르(Hispania Citerior)
'근(近)히스파니아'라고도 불리며, 오늘날 스페인의 동부와 북부 내륙 지방에 해당합니다. 기원전 2세기경 제2차 포에니 전쟁 이후 로마가 이베리아반도에 처음 설치한 속주 중 하나입니다.
3. 히스파니아 울테리오르(Hispania Ulterior)
'원(遠)히스파니아'로 불린 이 속주는 이베리아반도 남부를 관할했습니다. 후에 행정 구역 개편을 통해 바이티카(Baetica)로 개칭되었으며, 올리브유와 곡물 생산으로 제국 경제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4. 갈리아 나르보넨시스(Gallia Narbonensis)
오늘날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지역으로, 로마가 알프스산맥 너머에 설치한 첫 번째 갈리아 속주입니다. 이탈리아와 서부 속주들을 잇는 요충지였으며, '우리의 속주(Provincia)'라는 이름에서 오늘날의 프로방스(Provence) 지명이 유래했습니다.
5. 아프리카(Africa)
오늘날 튀니지 일대에 해당하는 북아프리카 속주로, 카르타고 멸망 이후 로마에 편입되었습니다. 비옥한 토지 덕분에 로마의 대표적인 곡창지대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참고: 117년 당시 제국의 실제 규모
위의 다섯 속주는 로마가 공화정 시기부터 확장 과정에서 먼저 확보한 핵심 영토들입니다. 다만 서기 117년 트라야누스 황제 시대에는 브리타니아, 갈리아, 다키아, 시리아, 이집트 등 40개가 넘는 속주가 존재했으며, 제국은 유프라테스강에서 브리튼섬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즉, 이 다섯 곳은 방대한 로마 제국의 출발점이자 가장 오래된 중심 속주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