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러시아가 동맹 관계였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두 나라는 전쟁 내내 서로 맞서 싸운 적대 국가였으며, 러시아는 오히려 영국·프랑스와 함께 독일에 맞서는 삼국협상(협상국) 진영의 일원이었습니다.
전쟁 전, 독일과 러시아의 관계
19세기 말까지 독일(프로이센), 러시아, 오스트리아-헝가리는 '삼황동맹'이라 불리는 느슨한 협력 체제를 유지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발칸 반도를 둘러싼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이 체제는 사실상 붕괴했고, 러시아는 프랑스와 군사 동맹을 맺은 데 이어 1907년에는 영국과도 협약을 체결하며 삼국협상 진영에 합류하게 됩니다.
1914년, 총구를 겨눈 두 제국
1914년 7월 사라예보 사건을 도화선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독일은 오스트리아-헝가리와 함께 동맹국(중앙열강) 진영에 섰고, 러시아는 세르비아를 지원하며 협상국 측에 참전했습니다. 동부 전선에서 양국은 타넨베르크 전투를 비롯해 수백만 명의 병력이 동원되는 대규모 전투를 벌였습니다.
1917년 러시아 혁명과 전쟁 이탈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는 극심한 물자 부족, 막대한 인명 손실, 경제 파탄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1917년 2월 혁명으로 니콜라이 2세 황제가 퇴위하고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지만, 임시정부 역시 전쟁 지속을 선택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잃고 말았습니다.
같은 해 11월(10월 혁명) 볼셰비키가 권력을 장악하면 상황은 급변합니다. 레닌 정부는 '즉각적인 평화'를 내걸며 독일과 휴전 협상에 들어갔고, 1918년 3월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을 체결하며 전쟁에서 공식적으로 이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폴란드, 발트 3국, 핀란드 등 광대한 영토를 상실해야 했습니다.
정리
요컨대 독일이 '동맹국인 러시아를 잃은' 것이 아니라, 독일의 적이었던 러시아가 혁명으로 인해 전쟁에서 빠져나간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러시아의 이탈은 독일에게 동부 전선의 부담을 덜어주었지만, 미국의 참전과 서부 전선의 연이은 패배로 인해 독일은 결국 1918년 11월 항복하며 전쟁을 마무리짓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