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프란츠 리스트(1811~1886): 클래식 음악 최초의 슈퍼스타

클래식 음악의 세계에는 수많은 위대한 이름이 있지만, 디지털 아카이브와 단명하는 아티스트, 쉽고 대중적인 것에 몰리는 즉각성의 시대 속에서 잊혀져 가는 이름들도 적지 않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언제나 소수의 애호가와 전문가들에게 사랑받아 왔고, 오늘날 그 청중은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일반 대중'과 클래식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 시대를 풍미하며 음악 예술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위대한 창작자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를 흔히 만나게 됩니다.

리스트마니아, 음악사 최초의 팬덤 열풍

그런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입니다. 헝가리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그는 많은 전문가들에게 '진정한 의미에서 클래식 음악 최초의 스타'로 불립니다. 18세기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가 당대 보수적인 청중 앞에서 드러낸 기교와 자신감 덕분에 의도치 않게 '음악계 디바'라는 개념이 탄생했다면, 리스트는 유럽 전역을 휩쓴 열정적인 연주 여행을 통해 연주자의 위상을 한 차원 끌어올렸습니다.

방문하는 나라마다 평균 네 번의 공연을 열었던 그는 여성 팬들을 완전히 매료시켰고, 이 광적인 열광 현상은 '리스트마니아(Lisztomania)'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1841년부터 3년간 지속되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펼친 그의 극적인 몸짓과 표정들은 여성 관객들 사이에서 실신과 광란의 반응을 일으켰는데, 이는 1964년 비틀즈가 처음 미국을 방문했을 때 벌어진 열광의 직접적인 선례로 꼽힙니다.

비르투오소를 넘어선 교육자이자 후원자

그의 경력은 폭넓고 다채로웠습니다. 신동으로 데뷔해 당대 가장 존경받는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로 성장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저명한 교사이자 후원자로서 니콜로 파가니니, 엑토르 베를리오즈, 리하르트 바그너 등 동시대 음악가들의 경력과 작품을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특히 그의 딸 코지마가 리하르트 바그너와 결혼하면서 리스트는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의 장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방대한 음악적 유산

리스트의 음악적 유산 또한 방대합니다. 피아노 곡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대중문화의 빠른 망각 속에서도 시간의 흐름을 견뎌낸 작품은 단연 야상곡 '사랑의 꿈'입니다. 오늘날 일부 휴대폰 벨소리로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는 변주곡, 편곡, 환상곡은 물론 '교향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안하여 20세기 클래식 음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클래식 훈련을 받은 피아니스트들에게 리스트의 작품은 폴란드의 프레데리크 쇼팽의 작품만큼이나 중요하며, 그 복잡성, 혁신성, 아름다운 음색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크린에 담긴 화려한 삶

1975년 영국 감독 켄 러셀이 영화 <리스트매니아>를 통해 그의 화려한 인물상을 스크린에 구현했습니다. 이 영화는 오늘날 전기영화 팬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명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주연은 영국 록 밴드 더 후(The Who)의 보컬 로저 돌트리가 맡았고, 음악은 예스(Yes)의 키보디스트이자 현대 대중음악계 최고의 건반 비르투오소 중 한 명인 릭 웨이크먼이 작곡했습니다.

리스트의 명연을 남긴 거장들

리스트 레퍼토리를 전문으로 연주해 온 저명한 피아니스트로는 아르헨티나의 마르타 아르헤리치, 칠레의 클라우디오 아라우, 폴란드의 아서 루빈스타인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호주의 레슬리 하워드는 리스트의 모든 작품을 녹음한 유일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합니다. 탄생 205주년을 기념하며, 위대한 헝가리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불멸의 명연을 소개합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1966년 헝가리 광상곡 제6번 연주 (1846~1853년 작곡)

루빈스타인,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그가 연주하는 '라 캄파넬라'(1851) —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영감을 받은 유명한 피아노 연습곡

랑랑, 오늘날 클래식 음악계 최고 거장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의 명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리스트의 불멸의 명곡 '사랑의 꿈 제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