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사카라 조세르 계단 피라미드 – 세계 최초의 석조 기념물이자 모든 이집트 피라미드의 원형

기원전 2686년, 제3왕조 파라오 조세르의 등극

기원전 2686년, 훗날 이집트 고왕국 제3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로 기록된 네체르제트(Necherjet)가 왕좌에 올랐습니다. 그는 오늘날 '조세르(Djoser)' 혹은 '조저(Zoser)'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 역사가 마네토(Manetho)에 따르면 조세르는 29년간 통치했지만, 투린 왕명표(Turin 목록)에는 19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의 재위 기간에 진행된 수많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고려하면, 마네토의 기록이 더 신뢰할 만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통치 초기 몇 해 동안 조세르는 상이집트의 아비도스(Abydos)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제1왕조와 제2왕조의 선대 파라오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무덤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수도를 멤피스로 옮기면서 이 프로젝트는 미완성 상태로 남겨졌습니다. 새로운 무덤은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나일강 서안, 멤피스의 주요 묘지였던 사카라(Saqqara)에 건설될 예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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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텝, 역사상 최초의 건축가이자 엔지니어

조세르는 이 프로젝트를 역사상 최초의 건축가이자 엔지니어로 불리는 임호텝(Imhotep)에게 맡겼습니다. 임호텝은 파라오 다음가는 최고위 관리직인 차티(chati), 즉 재상을 맡았으며 동시에 헬리오폴리스의 대제사장이기도 했습니다.

수학자·의사·천문학자로서의 역량까지 갖춘 임호텝은 조세르의 모든 건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감독했습니다. 그의 위상은 파라오 동상에 새겨진 비문에 이름이 함께 새겨질 정도로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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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타바에서 피라미드로, 세계 최초의 석조 건축

임호텝은 조세르의 무덤을 당시까지 없던 기념비적 복합 단지로 구상했습니다. 우선 그는 전통적인 이집트 무덤 양식인 마스타바(mastaba) —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 바닥에 평평한 지붕과 안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어도비 측벽을 가진 구조물 — 를 지었는데, 고대에는 주로 파라오들이 이러한 형태의 무덤에 안장되었습니다.

임호텝이 처음 세운 이 마스타바는 한 변이 약 63m, 높이 약 8m에 달하는 거의 정사각형 기단을 갖추었으며, 무려 돌로 지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이 구조물은 세계 최초의 석조 기념 건축물로 평가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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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임호텝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합니다. 마스타바 위에 더 작은 마스타바를 얹고, 그 위에 또 다른 마스타바를 쌓는 기발한 아이디어였습니다. 그 결과 크기가 점점 줄어드는 6개의 마스타바가 포개지면서, 이집트 최초의 피라미드가 탄생했습니다.

피라미드는 단단한 석회암으로 지어졌으며, 기념물 중심부로 이어지는 좁은 복도 하나뿐이었고 무덤 입구는 숨겨진 조잡한 방에서 끝납니다. 광택 나는 흰색 석회암(평균 두께 2m)으로 마감되었을 때 높이는 62m, 밑변은 약 121m × 109m에 달했습니다.

공사 과정에서 왕실의 요구에 맞춰 설계가 여러 차례 변경·조정되면서, 최초의 마스타바는 왕족의 무덤들을 함께 수용하도록 확장되었습니다.

지하 28m, 길이 6km의 거대한 지하 미로

피라미드 아래에는 길이 약 6km에 달하는 복도와 방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지하 미로가 굴착되어 있었습니다. 조세르의 무덤은 이 지하 복합 단지의 한가운데 자리하며, 깊이 28m에 화강암으로 축조되고 회반죽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입구는 무게만 합쳐 3.5톤에 달하는 거대한 석판들이 퍼즐 조각처럼 맞물려 완벽하게 봉쇄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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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형 피라미드를 둘러싼 학계의 논쟁

일부 이집트학자들은 초기 마스타바가 피라미드 형태로 발전한 배경에 멤피스에서도 보이기를 바라는 소망이 있었다고 해석합니다. 반면 다른 학자들은 계단형 피라미드가 처음부터 임호텝이 구상한 최종 형태였다고 믿습니다.

어느 쪽이든 사카라의 조세르 계단 피라미드는 이후 이집트 고왕국의 표준 피라미드 무덤, 그리고 제4·5·6왕조의 걸작들 — 기자(Giza)의 유명한 피라미드들을 포함해 — 이 탄생하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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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된 건축가' 임호텝의 유산

수 세기 후 마네토는 임호텝(그가 부른 이름은 이무테스/Imuthes)이 깎은 돌을 사용한 건축법을 발견했다고 기록했습니다. 문자 체계 개혁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위대한 의사로도 기억된 그는, 일부 연구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훗날 그리스·로마에서 아스클레피오스라는 이름으로 신격화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3월, 무려 14년에 걸친 복원 작업 끝에 이집트 최초의 피라미드 내부가 일반 공개되어 누구나 직접 방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