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메르인: 인류 최초의 문명을 꽃피운 민족
기원전 3500년경, 수메르인들은 비옥한 땅을 찾아 중앙아시아의 산악 지대를 떠나 메소포타미아 남부 평원에 정착했습니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흐르는 이 땅은 '두 강 사이의 땅'이라 불리며, 인류 문명의 요람으로 손꼽힙니다.
관개 농업과 도시 국가의 탄생
메소포타미아 남부는 강수량이 매우 적은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수메르인들은 아주 일찍부터 두 강의 물을 끌어와 밭에 대고 저장하는 관개 기술을 익혀야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들은 막대한 양의 곡물과 다양한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고, 남는 생산물은 인구 증가와 직업 분화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루크, 우르 같은 도시들이 하나둘 형성되었습니다. 각 도시는 독립된 '도시 국가'로 운영되었으며, '파테시(patesi)'라 불리는 통치자가 다스렸습니다. 파테시는 신전의 최고 사제이면서 동시에 정치와 군사를 총괄하는 지도자였습니다.
설형문자: 문자의 발명
수메르인들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문자를 발명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들은 삼각형 끝이 달린 갈대 펜으로 점토판 위에 글자를 눌러 새겼는데, 이때 남겨진 자국이 쐐기 모양을 닮았기 때문에 이 문자를 '설형문자(쐐기문자)'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곡식과 가축의 수량을 기록하는 데 쓰였지만, 점차 법률·문학·행정 문서까지 폭넓게 활용되며 문명 발전의 핵심 도구가 되었습니다.
내분과 아카드인의 침입
수메르의 도시 국가들은 지배 영역을 넓히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러한 내분은 결국 외세의 침입을 부르는 빌미가 되었습니다. 셈족 계통의 민족인 아카드인이 이 틈을 타 메소포타미아를 침공하여 수메르 북부에 정착했고, 이후 이 지역을 통합하며 고대 근동 최초의 제국으로 성장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