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카르타고군이 우위를 점하다 – 트레비아 전투의 전개

카르타고군이 우위를 점하다

기원전 218년 겨울, 트레비아 강 유역에서 벌어진 전투는 제2차 포에니 전쟁 초기의 결정적 국면이었다. 역사가 리비우스의 기록에 따르면, 한니발의 병사들은 진영 앞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각 대대에 배급된 기름으로 몸을 풀며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적이 강을 건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들은 즉시 무기를 쥐고 뜨거운 사기와 완력을 갖춘 채 전열을 갖추었다.

한니발은 최전선에 발레아레스 출신 경보병 약 8천 명을 배치했다. 그 뒤에는 용감하고 정예한 전사들로 이루어진 중장보병을 모두 세웠고, 양익에는 만 명의 기병을 전개한 다음 각 익의 선두에 코끼리를 배치했다.

한편 집정관은 흩어진 누미디아 기병을 추격하던 자신의 기병이 같은 누미디아 군에게 갑자기 강한 저항에 부딪히자 후퇴 신호를 울리고 기병을 소환하여 보병 양익에 배치했다. 로마 보병은 1만 8천 명의 로마군과 2만 명의 라틴 동맹군, 그리고 갈리아 부족 가운데 유일하게 맹약을 어기지 않은 케노마니 보조부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기병의 붕괴와 코끼리의 위력

전투는 발레아레스 병사들이 시작했다. 그러나 군단이 너무나 위압적인 병력을 내세우자 이 경보병들은 곧 양익으로 물러났다. 이 움직임과 함께 로마 기병은 순식간에 압도당했다. 이미 4천 기병으로는 1만 카르타고 기병을 상대하기 버거웠는데, 대부분 신선한 체력을 지닌 적과 달리 지칠대로 지친 로마군은 발레아레스 병사들이 쏟아붓는 화살 비바람에 더욱 짓눌렸다. 여기에 양익 끝에서 돌출된 코끼리들은 그 기묘한 모습과 특유의 냄새로 말들을 크게 겁주어 사방에 혼란을 퍼뜨렸다.

양측 보병 사이에는 활기보다는 오히려 용기가 대등했다. 미리 먹고 쉬어 활력이 넘치는 카르타고군이 굶주림과 피로에 지쳐 추위에 얼어붙은 적들과 싸울 때는 우위를 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배후의 매복과 로마군의 분전

그러나 로마군이 오직 보병끼리만 싸웠다면 충분히 버텼을 것이다. 그러나 기병이 일단 패주하자 발레아레스 병사들이 측면에서 보병에게 화살을 퍼붓기 시작했고, 코끼리들은 이미 중앙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이윽고 로마군이 자신들의 매복을 돌파하는 것을 지켜보던 마고와 누미디아 기병이 배후에서 나타나 이곳저곳에 동요와 공포를 뿌려댔다.

그럼에도 사방에서 몰아치는 위협 속에서도 로마군은 한동안 흔들리지 않았고,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무엇보다 코끼리의 돌격을 잘 막아냈다. 이를 위해 배치된 벨리테스(경장 창병)는 등을 돌린 채 날카로운 투창을 던졌고, 이어서 코끼리를 따라달리며 비교적 부드러운 가죽이 드러난 꼬리 아래쪽을 무기로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