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결판 나지 않은 해전: 카르타고 소형 선박들의 기습과 로마군의 역습

기원전 3차 포에니 전쟁, 카르타고 포위전 한복판에서 벌어진 해상 전투의 기록이다. 로마군이 항구 입구를 봉쇄하기 위해 거대한 둑을 쌓아 올리는 동안, 카르타고 함대는 마지막 반격에 나섰다.

치열했지만 승부가 나지 않은 전투

전투는 극도로 치열했다. 카르타고(포에니)의 소형 선박들은 대형 갤리선의 노 아래로 번개처럼 미끄러져 들어가 뱃머리를 찌르고 키를 뜯어낸 뒤, 왔을 때만큼 신속하게 물러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전투 자체는 우열이 가려지지 않았고, 지휘관 하스드루발은 다음 날 전투를 이어가기로 하고 싸움을 중단시켰다.

조종이 쉬운 소형 배들이 먼저 좁은 수로에 진입해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렸다. 이제 수로에는 대형 갤리선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고, 갤리선들은 남쪽으로 조금 더 떨어진 부두를 따라 일렬로 정렬할 수밖에 없었다. 배머리를 바다 쪽으로 향한 채 공격해 오는 로마 함대와 정면으로 마주 섰고, 뒤에서는 방파제 위를 따라 달리는 병사들이 지원해 주었다. 문제는 적선이 몰려올 때 배를 움직일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반면 길쭉한 로마 갤리선들은 방향을 돌려 후퇴할 때마다 취약한 측면을 드러내야 했다.

그러나 로마군은 곧 기지를 발휘한다. 충분히 먼 곳에 닻을 내린 뒤, 긴 밧줄로 배를 잡아당겨 방향 전환 없이 빠져나가는 작전을 고안해 낸 것이다. 밤이 깊어지며 전투는 중단되었다. 이번에는 침몰하지 않은 포에니 갤리선들도 항구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지만, 그들이 입은 손실은 매우 컸다.

부두 공격과 '유령'의 역습

다음 날, 스키피오는 항구를 공략하기 위한 작전 거점으로 삼기 위해 부두 탈환 작전에 착수했다. 포위당한 카르타고인들은 이미 그곳에 보강된 성벽을 세워 두었으므로, 이들을 쫓아내야만 했다. 마침내 완공되어 포에니 방파제와 연결된 둑길을 통해 수많은 공성 기계들이 운반되었고, 부두의 낮은 성벽에는 여러 개의 돌파구가 뚫렸다.

그러나 그날 밤,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졌다. 수많은 수비병들이 옷을 벗어던지고 이곳의 얕은 바다를 헤엄쳐 건너온 것이다. 그들은 횃불에 불을 붙여 로마군의 공성 기계들에 일제히 방화했고, 어둠 속에서 나타난 이 '유령들'의 출현에 겁에 질린 로마 병사들은 무질서하게 진영으로 패주하며 공황을 번져나갔다. 집정관이 진영의 질서를 되찾는 데에도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