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라를 함락시킨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는 이제 카르타고 전체를 조이는 봉쇄 작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그는 먼저 지협을 완전히 차단하는 길이 4.5km에 달하는 참호를 파고 그 뒤에 진영을 구축했습니다. 여기에 평행하게 또 하나의 참호를 더해 육지 쪽을 방어하고, 마지막으로 두 개의 직교 참호를 파서 병력 전체를 일종의 사각형 안에 가두는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거대한 토목 공사로 완성된 육상 봉쇄
각 참호는 날카롭게 깎은 말뚝 울타리로 보호되었으며, 도시 인근에서는 높이 4m, 폭 2m의 성벽으로 대체되고 그 위에 감시탑이 세워져 포위된 도시를 감시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토목 공사는 이런 작업에 극도로 숙련된 로마 군단병들의 손에 의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습니다.
바다로 이어진 생명줄
그러나 육지 쪽 봉쇄가 철통 같았던 것과 달리, 바다 쪽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여전히 카르타고에 충성하는 지역들과의 연결이 이어졌고, 로마 함대는 바다가 조금만 거칠어져도 포에니 선박들의 온갖 꾀를 다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카르타고 사령부는 식량을 도시를 지키는 3만 명, 즉 병사와 인부에게만 배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머지 주민들은 제 알아서 굶주리지 않도록 처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은 이미 모두 동원된 상태였으므로, 이 '나머지'는 대체로 부유층이었습니다. 그들은 조직적으로 배를 전세 내어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보급품을 들여왔습니다.
항구를 막아라: 석재 방파제 공사
스키피오는 카르타고를 굶기는 유일한 길이 항구를 봉쇄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거대한 돌덩이를 쌓아 올리는 방파제 공사에 착수했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밤낮 없이 동원된 이 초대형 공사는 몇 달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카르타고의 기적: 비밀 운하와 120척의 함대
그러나 언제나 재기 발랄했던 카르타고인들은 곧 대응에 나섰습니다. 스키피오가 두 번째 둑을 쌓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동쪽 해안의 성벽을 뚫어, 항구의 새로운 출구를 파내기로 한 것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밤낮으로 일했습니다. 동시에 도시 안에서 거둘 수 있는 모든 낡은 자재를 긁어모아 함대 전체를 새로 짓기 시작했고, 집들을 해체해 나온 들보까지 선박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이것은 아피아노스뿐 아니라 스트라본, 그리고 플로루스가 인용한 리비우스의 기록까지 입증해 주는 실로 경이로운 위업이었습니다. 이 즉석 조선소에서 무려 120척의 삼단 노선과 오단 노선이 배출되었습니다.
운하와 함대가 완성되자 성벽 구멍은 맨 마지막에 뚫렸습니다. 이 최종 작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카르타고 함대는 당황한 로마인들 앞을 당당히 가로질렀습니다. 첩자들을 운영하고도 로마 측은 이 비밀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둑 공사에 선원들이 모두 징발되어 카르타고 배들은 텅 빈 채 출항했는데, 포에니인들이 이 기습 효과를 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잠시 되찾은 바다, 그러나 짧은 환희
로마 함대가 격파되자 카르타고는 바다의 지배권을 되찾았고, 스키피오는 포위를 풀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다만 성벽에 낸 구멍은 위기 시 배들이 신속히 귀항할 수 있도록 일부러 좁게 유지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사흘 뒤에 터졌습니다. 구멍이 넓혀지자 카르타고 함대는 이번에는 결전을 벌이기 위해 다시 출항했지만, 그 사이 로마 함선들은 이미 수세를 회복하고 전투 태세를 갖춘 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