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Lord)"이라 불리는 신, 바니르(Vanir) 계열의 신.
프레이르(Freyr)는 니요르드(Njörðr)의 아들이자 프레이야(Freyja)의 쌍둥이 남매입니다. 성적 상징성만 제외한다면, 프레이야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프레이르에게도 해당됩니다. 쌍둥이 여동생(어쩌면 배우자였을지도 모르는 인물)과 마찬가지로, 프레이르은 전형적으로 다산과 풍요를 관장하는 바니르의 신입니다. 그는 특히 스웨덴 민족과 깊은 연관을 지닌 것으로 보입니다.
웁살라 신전과 멧돼지의 상징
1075년경, 브레멘의 아담(Adam of Bremen)은 웁살라(Uppsala)의 대신전을 묘사하면서—그는 직접 목격하지 못하고 전해들은 증언을 기록한 것입니다—그곳에 "거대한 음경을 지닌 프리코(Fricco cum ingenti priapo)"라는 신상이 세워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프레이야처럼 프레이르 역시 멧돼지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그의 멧돼지는 '황금 갈기를 지닌 자'라는 뜻의 굴린부르스티(Gullinbursti), 혹은 '스웨덴인들의 새끼돼지'를 의미하는 스비아그리스(Svíagríss)로 불립니다.
게르드를 향한 사랑: 스키르니르의 청혼
『시적 에다(Poetic Edda)』의 「스키르니르의 노래(Skírnismál)」에는 매우 아름다운 신화가 담겨 있습니다. 하늘의 옥좌에서 아름다운 거인 여성 게르드(Gerðr)를 본 프레이르는 그녀에게 홀딱 반하고 만니다. 그는 시종 스키르니르(Skírnir, '반짝이는 자')에게 정식 청혼을 맡기는데, 스키르니르는 대가로 주인의 검을 요구합니다(이 때문에 라그나로크에서 프레이르은 무장하지 못한 채 패배하게 됩니다).
임무를 떠난 스키르니르는 게르드가 구혼을 거부하자 마술을 동원해, 거부하면 불임(혹은 그 반대인 끝없는 정욕)의 저주에 시달리겠다고 위협합니다. 결국 게르드는 굴복하여 미남의 신과 만날 약속을 합니다.
이 신화에 대한 자연신화적 해석도 오랫동안 제시되어 왔습니다. 즉 프레이르는 봄의 태양신으로, 발아하는 봄의 대지와 격렬하게 결합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게르드(gerðr)'라는 단어는 노르웨이어 den inngjerdete, 곧 '울타리로 둘러싸인 [밭]'을 연상시킵니다.
마법의 배 스키드블라드니르와 항해의 신
한편, 아버지 니요르드처럼 프레이르 역시 항해를 관장합니다. 그는 마법의 배 스키드블라드니르(Skíðblaðnir)를 소유했는데, 이 배는 사용이 끝나면 접혀 신이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만큼 작아진다고 합니다. 이는 수백 년 전 북유럽에서 실제로 쓰이던 조립식 행렬용 배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12세기 말 아이슬란드의 설화 「외그문다르의 이야기(Ögmundar þáttr dytts)」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설화에서 구나르 헬밍르(Gunnarr helmingr, '절반'이라는 뜻으로, 쌍둥이 혹은 배우자의 별명일 가능성이 있습니다)는 한 '여신'에게 바치는 행렬 의식에 참여하는데, 그 정체는 실제로 한 여성이었으며, 그녀와 동거하여 아이를 잉태시켜 온 백성의 큰 기쁨을 삽니다(타키투스는 『게르마니아』에서 바로 이러한 유형의 의식을 묘사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은 모두 이 신과 그 숭배가 스칸디나비아에서 지닌 고대성을 입증해 줍니다. 항해자들의 나라인 이 땅에서 물과 배는 언제나 지대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알프(엘프)들의 왕
또 다른 전승은 프레이르를 알프(Álfar, 엘프)들의 왕으로 묘사합니다. 그는 알프헤임(Álfheimr, '알프의 세계')에 살았다고 전해지며, 알프가 실제로 다산의 신격이라면 이러한 연결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잉그비-프레이르: 왕조와 결합된 신
한편 프레이르는 스웨덴 중부의 잉글링(Ynglingar) 왕조의 어느 왕과 동일시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며, 그 왕조는 그의 이름을 따랐다고 전해집니다. 그렇다면 그는 잉그비(Yngvi) 또는 잉그비-프레이르(Yngvi-Freyr)로 불렸을 것이며, 이는 『시적 에다』의 로카세나(Lokasenna) 43절에 등장하는 잉구나르-프레이르(Ingunar-Freyr)의 옛 형태입니다.
이 이름은 원형 *Ingwaz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타키투스가 게르마니아에 거주하던 부족으로 언급한 잉가에우네스(Ingvaeones) 뒤에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지명학적 증거만큼이나 잘 입증된 그의 숭배 전통을 설명해 줍니다. 아이슬란드 사가에는 그의 종사자라고 전해지는 프레이스고다르(freysgoðar)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바트스달라 사가(Vatnsdœla saga, 물 계곡 족장들의 사가)』 12장에는 프레이르의 마법 부적이 마력을 통해 노르웨이에서 아이슬란드로 옮겨져, 그곳에서 개척과 수호의 기능을 수행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