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두타블(Redoutable, 1791): 넬슨 제독을 무릎 꿇린 프랑스의 전설적인 전열함
레두타블(Redoutable)은 18세기 말 프랑스 해군 소속의 74문급 전열함으로, 1805년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영국 기함 HMS 빅토리와 맞붙어 싸운 끝에 당대 최고의 명장 호레이쇼 넬슨 제독에게 치명상을 입힌 것으로 유명한 군함입니다.
기본 프로필
- 함명: 쉬프렌(Suffren) → 레두타블(Redoutable)
- 소속: 프랑스 해군
- 진수: 1791년 5월 31일
- 침몰: 1805년 10월 22일 (트라팔가르 해전 직후)
주요 제원
- 함종: 74문급 전열함
- 배수량: 1,630톤
- 무장: 16kg급 포 28문, 11kg급 포 30문, 3.6kg급 포 16문, 16kg급 카로네이드포 4문
- 승무원: 약 690명
- 건조지: 브레스트(Brest) 조선소
건조와 초기 복무 이력
레두타블은 당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해군 건축가 자크-노엘 사네(Jacques-Noël Sané)의 설계에 따라 건조되어, 1791년 5월 31일 처음에는 '쉬프렌(Suffren)'이라는 이름으로 진수되었습니다. 초창기 이 배는 모라르 드 갈(Morard de Galles) 부제독이 이끄는 함대에 배속되어 있었으며, 이 시기 승무원들 사이에서 반란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1794년 5월 20일, 함명은 '레두타블(Le Redoutable)'로 변경되었습니다. 1802년 3월에는 부베(Bouvet) 제독의 지휘 아래 전열함 2척과 프리깃함 4척으로 편성된 분함대의 기함으로서 카리브해의 과들루프로 파견되었고, 1803년에는 산토도밍고 방면으로 증원 병력을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트라팔가르 해전: 빅토리호와의 사투
1805년 10월 21일,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레두타블은 뤼카(Lucas) 함장의 지휘 아래 참전했습니다.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의 동료 함선들을 구원하기 위해 영국 기함 HMS 빅토리(Victory)와 정면으로 맞서 싸웠습니다.
레두타블의 승무원들은 필사적인 저항 끝에 빅토리호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수류탄과 머스킷총을 동원해 빅토리호의 후갑판 위로 집중 화망을 퍼부었고, 돛대에 올라간 한 명의 프랑스 저격병이 발사한 총알은 영국 함대 총사령관 호레이쇼 넬슨(Horatio Nelson) 제독에게 치명상을 안겼습니다. 이 장면은 해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승무원들이 곧바로 빅토리호에 승선 공격을 감행하려던 그 찰나, 영국 전함 HMS 테메레르(Temeraire)가 전황에 개입하며 근접 거리에서 프랑스 선원들을 향해 일제 사격을 퍼부었습니다.
항복과 비극적 최후
오후 1시 55분, 상황은 더 이상 역전될 수 없었습니다. 출항 당시 643명이었던 승무원 중 전투가 가능한 자는 고작 99명 남짓이었고, 뤼카 함장 또한 중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함체는 서서히 물을 머금으며 침몰 조짐을 보였고, 지원군을 기대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레두타블은 영국 함대에 항복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빅토리호는 160명, 테메레르호는 120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레두타블은 항복 후 다음 날인 10월 22일, 아직 다수의 전사자와 부상자가 배에 남아 있는 상태로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구조 임무를 위해 파견된 보트들은 배가 완전히 가라앉기 전까지 겨우 119명만을 구출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