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95연대 소총병의 탄생

1800년, 쿠트 매닝햄(Coote Manningham) 대령이 실험적으로 창설한 소총 부대는 '라이플맨(Riflemen)'으로 명명되었고, 육군 총편성 목록에서 제95연대로 공식 지정되었다. 병력 모집에 큰 어려움 없이 빠르게 성장한 이 연대는 1809년까지 3개 대대 규모에 이르렀으며, 워털루 전투에는 이 3개 대대 소속 중대들이 모두 참전했다.
짙은 녹색 제복과 은색 장식
소총병의 군복은 짙은 녹색으로, 멀리서 바라보면 검은색처럼 보였다. 이는 위장 효과를 노린 선택이었다. 장교의 트리밍과 단추 구멍은 검은색으로 처리되었다. 장교와 부사관의 어깨띠에는 은색 사자 머리 장식이 달렸고, 사슬과 호루라기 역시 은제품이었다. 흥미로운 세부 사항으로, 장교와 부사관의 단추는 백색 금속으로 제작되었으며, 일반 병사들은 옷깃과 소매에 흰색 테두리 장식을 사용할 수 있었다.

경기병 스타일을 차용한 장교 복장
장교의 허리띠는 술 장식이 달린 진홍색으로, 경보병(Light Infantry)의 것과 유사했다. 그 외 장교 복장은 대체로 경기병(Light Cavalry)의 디자인을 본떴는데, 당시 신생 부대에 경기병 제복을 지급하는 관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초창기 소총병들은 경용기병(light dragoons)의 투구를 착용했으나, 이후 절두 피라미드 형태의 꼭대기를 갖춘 샤코(shako)로 교체했다. 장교들은 경용기병식 곡도(휘어진 사브르)를 휴대했는데, 말에서 내려 도보로 싸우는 병사에게는 실용성이 크게 떨어지는 무기였다. 이 사브르는 고리에 걸어 차는 방식이었으며, 여기에 사브르타슈(sabretache)를 더하고, 정장 착용 시에는 펠리스(pelisse)까지 두르곤 했다. 이런 화려한 장비들은 개활지 전투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
한편 소총 대대에는 기수(ensign) 직위가 없었으며, 장교 중 최하위 계급은 통상 기수가 아닌 소위(second lieutenant)였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베이커 소총과 검형 총검
부사관과 일반 병사에게는 베이커 소총(Baker rifle)과 청동 자루에 65cm 길이의 검형 총검(사베이요넷)이 지급되었다. 병사들이 휴대한 화약 플라스크에는 양질의 화약이 담겨 있어, 소총의 정확성과 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다.
독일군단의 2개 경보병 대대
독일군단(King's German Legion) 소속 2개 경보병 대대의 병사들 대부분은 강선 소총을 장비했다. 제복은 제95연대와 동일했지만 바지는 회색이었으며, 제2대대는 약간 더 어두운 색조를 사용했다.
대대별 구분 특징도 있었다. 제1대대는 가슴 중앙에 세로로 배열된 열두 개의 단추가 한 줄뿐인 반면, 제2대대는 세 줄의 단추를 달았다. 제1대대 장교들은 은색 견장(윙)을 착용할 수 있었고, 제2대대의 장교·부사관·병사들은 챙이 없는 큰 모자인 플뤼겔뮈체(Flügelmütze)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