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스노클(Schnorchel), 서방 해군으로 확산
영국과 미국 해군은 독일이 개발한 슈노르켈(Schnorchel)을 도입했으며, 뒤이어 프랑스, 포르투갈,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해군도 이를 따랐습니다. 영국군은 이 장치를 "스노트(Snort)", 미군은 "스노클(Snorkel)"이라고 불렀습니다. 스노클은 잠수함이 거의 완전히 수중에 잠긴 상태에서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작전 중에는 디젤 엔진을 가동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유지하다가 목표 지점 인근에서 은밀한 접근이 필요한 순간에만 더 조용한 전기 추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했습니다.
미국의 '거피(GUPPY)' 개조 사업
미국에서는 전쟁 중 건조된 다수의 잠수함이 이른바 "거피(GUPPY)" 개조를 거쳤습니다. 상부 구조물을 낮춰 수중 저항을 줄이고, 동시에 수중 소음도 함께 감소시켰습니다. 또한 선체를 보강하여 배터리 탑재 용량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이와 유사한 개조 작업은 영국 해군을 비롯한 다른 유럽 해군에서도 진행되었습니다.
소련의 관심과 발터 엔진의 행방
소련은 이러한 잠수함 기술에 매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아마도 1945년 상당한 양의 기술 자료와 기술 계획 담당자들, 그리고 미완성 상태의 잠수함들이 그들의 손에 넘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소련 해군에서 발터(Walther) 추진 잠수함이 실제로 운용된 사례는 단 한 척뿐이라는 증거 외에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1950년대 후반에 이르자 영국 해군은 다시 디젤-전기 엔진 방식으로 회귀했으며, 일부에서는 당시 영국 잠수함들이 잠항 시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함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고래에서 영감을 받은 '알바코어'의 등장
한편 미국에서는 고래나 돌고래 같은 해양 생물의 유체역학적 형상이 광범위하게 연구되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1953년에 완성된 실험 잠수함 알바코어(Albacore)의 물방울(teardrop)형 선체였습니다. 이 설계는 이후 미국과 영국 원자력 잠수함의 기본 설계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형상의 특징 중 하나는 잠항 시의 거동 방식입니다. 기존 잠수함이 방향타의 힘에 의해 몸체가 바깥쪽으로 기울어지는 대신, 알바코어는 비행기가 날개를 기울여 선회하듯 "날개 위에서 회전"하는 방식으로 움직였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속도입니다. 디젤-전기 추진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알바코어의 수중 항해 속도는 33노트에 달했는데, 이는 1950년대 미 해군을 위해 건조된 마지막 재래식 잠수함의 14~16노트와 비교하면 획기적으로 향상된 수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