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양함이란 무엇인가

순양함(巡洋艦)은 군함의 한 종류로, 1990년대 초 전함들이 완전히 퇴역한 이후에는 항공모함을 제외하고 가장 강력하고 큰 전투 함선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역사적으로 순양함은 단독으로 원양 작전과 순항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함선으로 여겨졌습니다. 전함보다는 가볍고 기동성이 뛰어나면서도 상당한 화력을 갖춘 균형 잡힌 설계가 특징입니다.
현대의 순양함
현대 군사 용어에서 순양함(NATO 코드로 CC, 미사일 운용형 CG, 원자력 추진형 CGN)은 대잠전, 대함전, 대공전, 지상 목표물 공격 등 해상 전투의 모든 영역에 개입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갖춘 대형 전투 함정입니다. 구축함이나 호위함보다 배수량이 크며, 특정 전투 분야에 더욱 특화되어 있습니다.
순양함은 일반적으로 지상 목표물 공격용 순항 미사일, 대함 미사일, 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으며, 대잠 또는 대함 작전을 수행하는 헬리콥터도 탑재합니다.
현재 순양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해군과 러시아 해군뿐입니다. 프랑스 해군도 2010년까지 '헬기 탑재 순양함'인 잔 다르크(Jeanne d'Arc)를 보유했으나, 긴 현역 생활 말기에는 현대적인 전투 함정이라기보다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을 훈련시키는 연습함 역할을 주로 맡았습니다.
미국은 순양함들을 원자력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편성된 항공모함 전투단(CVBG)에 통합하고, 이지스(Aegis) 전투 체계가 특히 적합한 대공·대미사일 방어 임무에 특화시켰습니다.
순양함의 역사
'순양함'이라는 용어는 19세기 중반에 등장했습니다. 범선 시대의 프리깃함은 한 갑판에 포대를 갖춘 소형 경무장 함선이었지만, 장거리 항해가 가능해 적 본대와의 교전을 피하면서 우월한 속력으로 활동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이후 장갑 프리깃함이라 불리던 초기 장갑함들의 등장으로 이러한 함선들은 '순항함(cruise ship)'으로 명명되었고, 이 명칭이 곧 '순양함(cruiser)'으로 축약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순양함은 전함과 구축함 사이의 중간급 함선으로서, 예전 프리깃함과 코르벳함의 임무를 계승했습니다.
- 통상 파괴전: 상업 선박 공격 또는 호송선단 방어 임무로, 이런 작전 유형은 흔히 '통상파괴전(cruiser warfare)'이라 불렸습니다.
- 함대 정찰과 연락: 주력 함대에 편입될 때 정찰 및 연락 임무를 담당했습니다.
- 식민지 주둔과 주권 상징: 먼 식민지에서 주력 전투함이자 국가 주권의 상징으로 존재감을 유지했습니다.
순양함은 무장과 방호에서 라이벌이 없었지만 석탄 소모량이 막대해 기지에서 멀리 떠나기 어려운 전함의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임무와 19세기 말의 기술 발전이 결합되면서 순양함은 빠르게 세분화·특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장갑순양함
1875년 영국의 '섀넌(Shannon)'호가 최초의 장갑순양함으로 등장했습니다. 이 함선들은 203mm 또는 254mm 구경의 주포 2~4문과 152mm급 부포 10여 문으로 구성된 상당한 화력을 갖췄고, 중간 두께의 장갑 벨트로 자신이 탑재한 포와 동급의 포격만 견딜 수 있는 방호력을 확보했습니다. 당시 전함보다 약간 더 빨라 추격을 피할 수 있었으며, 종종 2등급 전함처럼 취급되어 해외 함대 편성에 투입되곤 했습니다.
방호순양함
그보다 아래 등급으로, 1880년경 더 가벼운 형태인 방호순양함이 등장했습니다. 방호 방식은 보일러, 증기 기관, 탄약고를 덮는 장갑 갑판으로 구성되었고, 무장은 152mm급 중구경포 10여 문이었다. 주요 임무는 정찰과 통상 파괴전이었습니다.
부순양함(보조 순양함)
19세기 말에는 상선을 개조해 통상 파괴전이나 호송 임무에 투입하는 관행도 나타났습니다. 이런 함선을 부순양함이라 불렀으며, 일반 순양함보다 무장과 방호가 열악했지만 특히 양차 대전에서 이런 임무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개조 대상은 고속 성능 때문에 대양 여객선이 많았습니다. 중구경 포를 장착해 적 순양함이 호송선단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직접 격파 위협보다는 적에게 치명적 손상을 입힐 것에 대한 공포심을 이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또 다른 형태인 '레이더(raider)'는 화물선에 무장을 은닉하여 기습 효과를 노린 변형이었습니다. 이 기법은 주로 독일이 사용했으며, 1941년 시드니(Sydney)호와 코르모란(Kormoran)호의 전투처럼 때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순양전함(전투순양함)
드레드노트급 전함의 등장과 함께, 영국 제독 존 아버스노트 피셔(John Arbuthnot Fisher)의 이론은 새로운 형태의 주력 함선을 탄생시켰습니다. 최대 구경 포를 집중 배치해 최대한 먼 거리에서 적을 격파하는 것이 핵심이었고, 방호는 동급 화력이 아니라 중간 구경 포만 막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피셔의 개혁 철학은 "속도야말로 방어다(speed is armour)"라는 그의 말에 잘 드러납니다.
이 새로운 순양전함은 장갑에 절약한 무게 덕분에 훨씬 강력한 터빈을 장착할 수 있어, 당시 전함보다 약 5노트 빠른 초고속 함선이 되었습니다. 배수량, 크기, 무장은 당대 전함과 동일했지만, 반면 전함의 포격을 장시간 견디지 못한다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 교리는 처음에 꽤 효과적임이 입증되었습니다. 포클랜드 해전에서 순양전함들은 노후화된 장갑순양함의 천적임을 보여주었지만, 유틀란트 해전 같은 대규모 교전에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이 전투에서 영국 순양전함들은 독일 순양전함들과 독일 주력 함대를 상대로 참혹한 피해를 입으며 3척이 폭발했습니다.
프랑스 해군에서는 됭케르크(Dunkerque, 1937)와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1939)가 역사학자에 따라 전함 또는 순양전함으로 분류되는 비정형 함선이었습니다. 순양전함보다는 방호력이 좋지만 느렸고, 전함보다는 빠르지만 방호력이 낮은 중간 형태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 고속 전함(프랑스 해군의 리슐리외(Richelieu)가 대표적)의 등장은 결국 순양전함 개념에 최후의 일격을 가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순양함, 순양전함, 전함을 혼동하는데, 순양전함은 전함과 마찬가지로 주력 함선(ships of the line)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순양함과 중순양함
1895년경 방호순양함은 새로운 기술의 도움을 받은 신형 함선들에게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추진용 터빈의 등장은 훨씬 높은 속력을 가능하게 했고, 급사포의 보편화와 야금술 발전에 힘입어 방호 갑판에 더해 장갑 벨트까지 추가되었습니다. 이 신형 경순양함의 좋은 예로는 영국의 타운(Town)급, 프랑스의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형, 독일의 드레스덴(Dresden)형이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크기와 공격력 증대로 새로운 카테고리인 중순양함이 등장했으며, 그 첫 번째 사례는 203mm 포를 장착한 영국 호킨스(Hawkins)급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함종의 구분이 실제로 확립된 것은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에서였습니다. 조약은 경순양함의 포 구경을 155mm 이하로, 중순양함은 203mm 이하로 제한했고, 중순양함의 배수량은 10,000톤을 넘지 않도록 규정했습니다.
이 한계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다가오면서 독일의 도이칠란트(Deutschland)급 '포켓 전함'(주임무가 적 통상선 공격이었기에 사실상 순양함으로 봐야 함)과, 태평양에서는 초카이·모가미급의 강력한 일본 중순양함들에 의해 돌파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폭격기가 주는 중대한 위협의 출현으로 일부 경순양함은 대공 특화형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수면전과 대공전을 겸하는 '양용포'를 대량 장착한 것으로, 그 선구자는 역시 영국이었습니다. 1940년부터 진수된 디도(Dido)급 경순양함은 133mm 고각포 8문, 이후 10문을 장착하고 레이더 연동 사격 통제 체계를 갖췄습니다. 반면 중순양함의 정점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의 미국 알래스카(Alaska)급이었는데, 305mm 포 9문을 장착하고 배수량 27,000톤에 달했습니다. 이 함급은 사실 워싱턴 조약의 제한 규정에 따라 설계된 중순양함이라기보다 주력 함선에 가까웠습니다.
미사일 순양함 — 미사일 시대의 도래

항공 위협의 만연과 그에 대응하는 신무기인 대공 미사일의 등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순양함 설계에 깊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주포의 중요성은 빠르게 줄어들고, 대신 신형 무기의 탐지 및 발사 수단과 강력한 대공 포 진지가 우선시되었습니다.
주력 수상 전투 함정으로서 전함이 쇠퇴한 것은 대부분 항공모함 덕분이었지만, 그럼에도 순양함은 전함의 임무 일부를 물려받아야 했으며, 특히 장거리 대함 미사일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그러했습니다. 소련 같은 국가는 강력한 공격 지향의 대형 순양함에 해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의존했는데, 일부는 대잠전에 특화되었고 또 일부는 항공모함 전투단 공격 임무에 특화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