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프랑스의 강철 요새, 샤르 B1 비스(Char B1 bis) 중전차

샤르 B1 비스(Char B1 bis)란?

샤르 B1 비스는 제2차 세계대전 초반 프랑스 육군이 운용한 중전차로, 두터운 장갑과 강력한 화력을 갖춘 당대 유럽의 대표적인 강철 거인이었다. 독일 국방군의 대전차포 대부분을 튕겨낼 수 있었던 이 전차는 프랑스 침공 당시 독일 전차부대에 큰 위협으로 작용했다.

기본 제원

  • 유형: 중전차
  • 사용 국가: 프랑스
  • 제조사: 르노(Renault)
  • 승무원: 4명
  • 무장: 차체 카세메이트 내 75mm 주포 1문, 차체 전방 7.5mm 기관총 1정, 포탑 내 47mm 포 1문 및 동축 7.5mm 기관총 1정
  • 장갑: 최대 60mm
  • 중량: 32톤
  • 크기: 길이 6.52m / 폭 2.5m / 높이 2.79m
  • 엔진: 수랭식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
  • 출력: 1,900rpm에서 307마력
  • 성능: 도로 최고 속도 시속 28km, 항속거리 150km
  • 운용 시기: 1936년~1940년 프랑스군, 이후 독일군이 노획해 사용

개발 배경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다른 열강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역시 장갑차 연구에 투입할 재정이 부족했고, 장성들 사이에서도 전차의 미래 역할에 대한 철학이 크게 갈렸다. 일부는 장갑차를 보병 지원 임무에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일부는 더 결정적인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기병대는 정찰 임무용으로 이를 탐내기도 했다.

1921년, 전투전차기술국을 이끌며 장갑병과의 대부였던 에스티엔(Estienne) 장군은 이미 명성이 높은 인물로서, 15톤급 전차를 설계하기 위해 5개 회사에 입찰을 공고했다. 요구 조건은 차체 전방 카세메이트에 47mm 또는 75mm 포를 장착하는 것이었다.

1924년 뤼에이(Rueil)에서 4개의 서로 다른 시제품이 발표되었고, 3년 후 FAMH(오메쿠르 해군조선철강회사), FCM(지중해조선공업회사), 르노-슈나이더 세 곳에 각각 1량씩, 총 3량의 전차 제작이 발주되었다.

샤르 B에서 B1 비스까지

이 차량들은 1929년부터 1931년 사이에 제작되었고 '샤르 B(Char B)'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 중량 25톤에 차체 하부에 75mm 포를, 차체 전면에 고정 기관총 2정을, 포탑에는 기관총 2정을 갖췄으며 승무원은 4명이었다. 이 형식이 일부 수정되어 '샤르 B1(Char B1)'이라는 명칭으로 양산에 들어갔으나, 더 두꺼운 장갑과 강력한 엔진을 갖춘 개량형인 샤르 B1 비스(B1-bis) 생산으로 전환하기까지 불과 35대만이 생산선을 벗어났다. 1940년 휴전 시점까지 총 365대가 완성되었으며, 그중 66대가 제1·2·3·4 예비 전차대대에서 복무하고 57대는 독립 전차중대에 배치되었다.

구조와 무장

샤르 B1 비스의 장갑은 매우 우수하여, 악명 높은 88mm 포를 제외하면 독일 국방군의 대전차포를 견뎌낼 수 있었다. 차체는 주조 부품을 용접·결합 방식으로 조립한 구조였다.

조종수는 차체 좌전방에 착석하여 유압식 조향 장치에 연결된 일반적인 핸들로 차량을 조종했다. 조종수 오른쪽에는 포신 길이가 매우 짧은(17.1구경) 75mm SA35 포가 장착되었으며, 부양 각도는 -15도에서 +25도였다. 이 포는 방위각이 고정되어 있어 포수가 아닌 조종수가 차량 자체를 움직여 조준해야 했다. 이 무기의 특징적인 장치 중 하나는 포연을 배출하는 공기 압축기였다. 차체 우측 전방에는 샤틀레로(Châtellerault) 7.5mm 기관총이 75mm 포보다 낮은 위치에 장착되어 조종수 또는 다른 승무원이 사용할 수 있었다.

소뮈아(SOMUA) 전차의 것과 동일한 APX 포탑에는 47mm 포가 장착되어 ±180도 선회가 가능했고, 포탑에는 독립적으로 방위각을 선회할 수 있는 7.5mm 기관총도 함께 배치되었다. 탄약 적재량은 75mm 고폭탄 74발, 47mm 철갑탄 및 고폭탄 50발, 기관총용 5,100발이었다.

승무원 구성

승무원은 조종수 겸 사수, 무전수, 탄약수, 그리고 차장으로 구성되었다. 차장은 물론 차량을 지휘하는 동시에 포탑 무기의 조준, 장전, 발사까지 맡아야 했다. 분주한 탄약수는 차장에게 탄약을 건네는 한편 차체의 75mm 포 장전도 담당했다. 무전수는 포탑 근처에 착석했다.

승무원들은 차체 우측 측벽의 대형 해치를 통해 전차에 탑승했다. 조종수석 위에는 해치가 있었고 포탑 지붕에도 출입구가 마련되었다. 비상 탈출구는 차체 하부와 엔진실 지붕 두 곳에 있었다. 엔진과 변속기는 차체 후방에 배치되었고, 통상적인 전동 기동 장치 외에 압축 공기를 이용한 기동 보조 장치가 갖춰져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 전차에는 같은 압축 공기 장치로 구동되는 자이로스코프 나침반이 장착되어 있었다.

하부장치

하부장치는 양쪽 각각 여섯 개의 복열 강판 보기(bogie)로 구성되었는데, 그중 세 조는 각각 네 개의 전륜으로 이루어져 수직 코일 스프링과 반타원 리프 스프링으로 현가되었다. 여기에 전방과 후방에 각 하나씩 독립 보기 세 개가 추가되었으며, 이 경우 리프 스프링은 1/4 타원 형태였다. 구동륜은 후방에, 장력을 조절하는 유도륜은 전방에 위치했으며 유도륜은 압축식 현가를 적용받았다.

파생형: 샤르 B1 ter

샤르 B1 비스를 더욱 개량한 것이 장갑을 더욱 두껍게 한 샤르 B1 ter이다. 이 형식은 정비병을 다섯 번째 승무원으로 추가했고, 차체 75mm 포에 좌우 각 50도의 방위각 사격 범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 파생형은 단 5대만 생산되었고 실전에 투입되지 못했다.

독일군의 노획 및 개조

프랑스 함락 이후 독일군은 샤르 B1에 다양한 임무를 부여했다. 전차학교용 모델은 포탑과 차체 포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기관총을 장착했으며, 이 형식은 PzKpfw B1 (f) Fahrschulewagen(교육용 차량)으로 명명되었다. 또한 1942~43년경 독일군은 24대를 개조해 화염방사 전차로 만들었는데, 이 경우 차체의 75mm 포는 당연히 존재 의미를 잃었다. 이 형식은 PzKpfw B2(f) Flamm로 불렸으며, 대전차 능력을 일부 유지하기 위해 포탑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마지막으로 자주포 버전도 등장했는데, 차체 포와 포탑 대신 독일 표준 105mm 곡사포를 올린 형태였다. 개조 작업은 라인메탈-보르지히(Rheinmetall-Borsig)에 맡겨졌지만 이 모델은 소수에 그쳤고, 대부분 프랑스 본토에서 운용되었다.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활용과 후계자

프랑스 레지스탕스는 일부 샤르 B1 비스를 확보하여 루아양(Royan) 해방 전투에 투입하기도 했다. 이 전차는 원래 ARL 40으로 대체될 예정이었으나, 해당 전차는 프랑스 전역이 끝날 때까지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결국 ARL 40은 1946년에야 생산에 들어갔고, 이후 ARL 44로 명명되었다.

함께 운용된 프랑스 보병 전차들

프랑스가 운용한 다른 주요 보병 전차(중형 및 중전차)로는 샤르 D1과 샤르 D2가 있다. D1은 1930년대 초에 개발되어 1932년부터 1935년까지 보병용으로 160대가 생산되었다. 이 전차는 중량 13톤에 포탑 내 47mm 포와 차체 전방 고정 기관총(조종수가 조작)을 장착했다. 후기 생산형은 장갑 강화, 출력 향상된 엔진, 그리고 동축 기관총이 추가되었으며, 샤르 D2로 명명되었다. D2는 중량 16톤에 150마력 6기통 엔진으로 구동되었고, 1940년까지 약 100대가 준비 상태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