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토뉴, 완전히 포위되다
12월 20일 하루 동안 벌지(Bulge) 전역의 요충지 바스토뉴를 둘러싼 전투는 그 강도가 한층 더해졌습니다. 독일군의 정예 판처레르(Panzer Lehr) 사단과 제26국민척탄병(Volksgrenadier) 사단이 동시에 공격을 개시했지만, 어느 쪽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다만 공격이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은, 곧 닥쳐올 더욱 치열한 위기를 예고하는 듯했습니다.
그날 저녁 무렵, 두 개의 독일 사단은 드디어 도시를 완전히 포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가상의 선을 경계로 삼아, 판처레르 사단은 그 남동쪽에, 국민척탄병 사단은 북서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전투는 21일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고, 이윽고 22일, 독일군은 스스로에게 돌아온 결정적인 실수 하나를 저지르게 됩니다.
독일군의 최후통첩
독일군 지휘부는 이미 포위된 미군 수비대의 처지가 절망적이라고 확신했습니다. 22일 정오 무렵, 그들은 네 명의 군사(軍使)를 미군 진지로 파견했습니다. 제327글라이더 보병연대 제2대대의 방어선을 거쳐 들어온 독일군 군사들은 다음과 같은 최후통첩을 전했습니다.
"포위된 미군 수비대가 2시간 이내에 명예로운 항복에 동의하지 않으면, 대규모 포격으로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Nuts!' — 역사에 남은 단 한마디
당시 제101공수사단의 임시 지휘관이던 앤서니 매컬리프(Anthony McAuliffe) 준장의 응답은 군사 역사에 길이 남게 됩니다. 그가 내린 답은 놀랍도록 짧았습니다. 단 두 글자, "Nuts!"(엉터리로 해치우다, 제기랄이라는 뜻의 속어).
흥미로운 후일담도 있습니다. 제327연대를 지휘하던 랠프 하퍼(Ralph Harper) 중령은 이 표현을 독일어로 자연스럽게 옮기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그는 독일군 군사들에게 이렇게만 말함으로써 매컬리프의 의사를 전했습니다. "꺼져 버려라(Go to the devil)!"
이 짧고 강경한 거부는 포위 속에서도 끝까지 항복을 거부한 미군의 의지를 상징하는 문구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바스토뉴 방어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전설적인 순간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