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피의 강물에 헤엄쳐 나온 파키스탄 (1)

피의 강물에 헤엄쳐 나온 파키스탄 (1)

분할 직전 펀자브에서 시작된 폭동

폭동은 콜카타에서 출발해 북쪽과 동쪽, 서쪽으로 번져나갔다. 동벵골의 노아칼리에서는 무슬림들이 힌두교도를 살해했고, 비하르에서는 그 반대로 힌두교도들이 무슬림을 학살했다. 물라(이슬람 성직자)들은 비하르에서 죽은 무슬림들의 해골을 들고 펀자브와 변경 주를 돌며 격앙된 감정을 부추겼다.

수백 년간 북서부 변경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힌두교도와 시크교도들은 더 이상 집에 머물 수 없었다. 그들은 안전을 찾아 동쪽, 즉 자신들과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어떤 이들은 맨발로 걷고, 어떤 이들은 소가 끄는 수레에 실렸으며, 어떤 이들은 트럭에 빼곡히 실리고, 또 어떤 이들은 기차 안이나 지붕 위에 매달렸다. 도중에 그들은 같은 처지가 된 무슬림들, 즉 안전을 찾아 서쪽으로 피난하던 무리와 마주쳤다. 폭동은 결국 대규모 피난 행렬, 이른바 '대이동'으로 변질되었다.

1947년 여름, 새 국가 파키스탄의 건국이 발표될 무렵에는 약 1천만 명의 힌두교도·무슬림·시크교도가 이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쓸려 있었다. 우기가 찾아올 때까지 이미 거의 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북인도 전역에 무장 세력이 날뛰었고,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숨어 다녔다. 평화의 흔적이라고는 사막과 오지 깊은 곳에 흩어진, 발길이 닿기 어려운 작은 마을들뿐이었다.

래드클리프 선이 남긴 참극

시럴 래드클리프가 긋던 분할선은 500만 명의 힌두교도와 시크교도를 파키스탄령 펀자브에, 그리고 500만 명의 무슬림을 인도령 펀자브에 각각 남겨두었다. 이 세 공동체는 서로 부딪쳤고, 유혈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오, 자유여(Freedom at Midnight)』를 쓴 래리 콜린스와 도미니크 라피에르는 이렇게 기록했다. "유럽인들이 서로를 죽일 때는 폭탄과 수류탄, 가스실이 동원되었다. 그러나 펀자브 사람들이 스스로의 파괴에 나섰을 때는 몽둥이와 하키 스틱, 얼음 곡괭이, 단검, 칼, 검, 도끼, 망치, 벽돌, 채찍이 사용되었다."

민중은 상호 증오와 잔혹성, 악마적인 본성을 지도자들이 경악할 정도로 드러냈다. 짧은 기간 동안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소한의 양심과 최대한의 히스테리로 악마의 의식을 벌였다. 라호르의 하수구는 흘러넘치는 사람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물 한 모금 없는 라호르

1947년 8월 14일, 파키스탄이 성립되자마자 라호르 시내 힌두교도·시크교도 구역(모할라)으로 향하는 급수가 차단되었다. 혹독한 더위 속에서 사람들은 갈증에 미쳐갔다. 구역 바깥에는 무슬림 무장 세력이 무기를 내저으며 조롱하듯 버티고 있었다. 한 모금의 물이라도 구걸하러 구역 밖으로 나서는 여성과 아이들은 가차없이 살해당했다. 도시는 적어도 여섯 곳 이상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불타고 있었다.

로버트 앳킨스 대위는 라호르의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구르카 부대와 함께 파견되었다. 그러나 그는 시내에서 서류가방 몇 개와 어린아이들을 안은 채 매달리는 힌두교도·시크교도들에게 포위되고 말았다. 그들은 그를 캠프에 머물게 해줄 것을 간청했다. 당시 구 라호르에는 약 10만 명의 힌두교도와 시크교도가 갇혀 있었다. 주변 곳곳에 불을 질러 그들의 급수마저 끊어버린 것이다. 샤알람 문(Shah Alam Gate) 근처의 유명한 구르드와라(시크교 사원)는 폭도들에게 포위된 채 불태워졌다.

'자유의 선물'이라 쓰인 열차

8월 15일, 파키스탄에서 인도로 향하던 열차가 인도령 펀자브의 암리차르 역에 정차했다. 열차의 모든 승객은 참혹하게 학살당한 상태였다. 여덟 개 객차 곳곳에는 잘린 목, 찢어진 두개골, 밖으로 흘러나온 장, 절단된 팔다리와 몸통이 널려 있었다. 일부 부상자는 아직 숨을 쉬며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었다.

그런데 열차 맨 뒤 객차에는 커다란 글씨로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너루(Nehru)와 파텔(Patel)의 이름으로, 우리는 이 열차를 자유의 선물로 보낸다." 당시 암리차르 역에는 서펀자브에서 도착한 열차를 타고 온 엄청난 숫자의 피난민들이 모여 있었다. 이 참혹한 시체들을 마주한 순간, 그들은 분노와 광기로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