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부터는 기록해야 할 사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전처럼 200년 단위가 아닌 100년 단위로 연대기를 정리하게 되었다. 세기를 나누어 정리하면 방대한 역사 정보를 체계화하는 데에도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15세기, 유럽과 세계를 바꾼 격변의 시대
15세기는 중세의 종언과 근대의 태동이 교차하던 격동의 시기였다. 프랑스와 잉글랜드 사이의 백년전쟁이 계속되다가 끝을 맺었고, 잔 다르크가 오를레앙을 해방했지만 결국 루앙에서 화형당하는 비극을 맞았다. 체코에서는 얀 후스의 종교개혁 운동과 이에 따른 후스 전쟁이 벌어졌으며, 대항해시대(대지리발견시대)의 막이 열렸다.
또한 이 시기에 유럽 최초의 인쇄본인 성경이 출간되었고, 동로마(비잔틴) 제국이 멸망했다. 잉글랜드에서는 장미전쟁(적백장미 전쟁)이 벌어졌고, 스페인 왕국들의 통합이 완성되었으며, 레콩키스타와 타타르-몽골의 지배도 막을 내렸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바스쿠 다 가마가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인도로 가는 해상 항로를 개척한 것도 바로 이 세기의 일이다. 아래에서 15세기의 주요 사건들을 연도별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15세기 주요 사건 연표
1402년 — 티무르의 군대와 오스만 술탄 바예지드 1세의 군대가 맞선 앙카라 전투. 오스만 제국이 대패하다.
1406년 — 명나라 영락제(주체)의 군대가 베트남 북부를 점령하다.
1409~1411년 — 폴란드 왕국과 리투아니아 대공국이 튜턴 기사단에 맞서 벌인 '대전쟁'.
1410년 — 그룬발트 전투. 폴란드-리투아니아 연합군이 튜턴 기사단을 격파하다.
1415년 — 아쟁쿠르 전투. 잉글랜드군이 프랑스군을 대파하다.
1419년 — 대지리발견시대(대항해시대)의 시작.
1419~1434년 — 체코에서 벌어진 후스 전쟁.
1420년 — 백년전쟁 중 트루아 조약 체결. 잉글랜드 국왕 헨리 5세가 프랑스 국왕 샤를 6세의 상속자가 되다(프랑스의 실질적 병합).
1428~1431년 — 잉글랜드군의 오를레앙 공방전. 잔 다르크가 오를레앙을 해방시키다. 이후 잔 다르크는 루앙에서 화형당하다.
1431~1449년 — 가톨릭 교회의 바젤 공의회.
1434년 — 피렌체에서 메디치 가문이 권력을 장악하다.
1438~1445년 — 페라라-피렌체 공의회. 서방교회(로마 가톨릭)와 동방교회(정교회)의 교리 차이를 논의하고, 연합 교회 선언으로 동방 교회가 라틴 교회와 재통합되다.
1438~1552년 — 카잔 칸국 건립.
1448년 — 모스크바의 요나가 최초의 러시아인 수도 대주교로 선출되며, 자치(오토케팔리) 러시아 정교회의 역사가 시작되다.
1450년 — 포르미니 전투. 백년전쟁에서 프랑스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몬테수마 1세가 이끄는 아즈텍 군대가 우아스텍족을 정복하다.
1451~1453년 — 잉글랜드가 칼레를 제외한 대륙의 모든 영토를 상실하며 백년전쟁이 종결되다.
1451~1481년 — 오스만 술탄 메메드 2세(정복자)의 통치기.
1452년 — 마인츠에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최초의 인쇄책인 성경을 출판하다.
1453년 — 오스만 투르크의 콘스탄티노플 함락. 비잔틴 제국의 멸망.
1454~1466년 — 폴란드 왕국과 튜턴 기사단 사이의 13년 전쟁('도시들의 전쟁'). 동포메라니아의 지배권을 두고 벌어졌으며, 그 결과 폴란드가 발트해로 통하는 출구를 확보하다.
1455~1487년 — 장미전쟁(적백장미 전쟁). 플랜태저넷 왕조의 두 분파인 랭커스터 가문과 요크 가문 지지 세력 간의 권력 다툼.
1467~1603년 — 일본의 전국시대(센고쿠 시대). 중앙 권력의 분열과 끝없는 내전이 이어진 시기.
1469년 — 카스티야의 이사벨과 아라곤의 페르난도의 혼인으로 두 왕국이 연합하며, 통합 스페인 국가의 기초가 마련되다.
1471년 — 테크스버리 전투에서 요크 가문(에드워드 4세)이 랭커스터 가문에 대해 최종 승리를 거두다. 런던탑에서 헨리 6세 피살.
1474~1477년 — 부르고뉴 공국과 프랑스-스위스 연합군 사이의 부르고뉴 전쟁. 용맹공 샤를이 전사하고, 부르고뉴는 프랑스 국왕과 합스부르크 가문 사이에서 분할되다.
1475년 — 오스만 투르크가 크림을 점령하고 크림 칸국을 속국으로 삼다.
1478년 — 이반 3세가 노브고로드 땅을 모스크바 공국에 병합하다.
1480년 — 타타르-몽골 지배(몽골-타타르의 멍에)의 종식. 우그라 강변에서 아흐마드 칸과 이반 3세의 군대가 대치한 '우그라 강 대치전'.
1483~1530년 — 인도 무굴 제국의 창건자 자히르 앗딘 무함마드 바부르의 생애.
1485년 — 장미전쟁의 종결(보즈워스 전투). 잉글랜드 왕위 계승자 헨리 튜더가 리처드 3세를 격파하다. 잉글랜드에 튜더 왕조가 들어서다.
1485~1509년 — 튜더 왕조의 창시자인 잉글랜드 국왕 헨리 7세의 통치기.
1487~1494년 — 모스크바 대공국과 리투아니아 대공국 사이의 러시아-리투아니아 전쟁('기묘한 전쟁').
1489년 — 키프로스가 베네치아의 지배로 넘어가다. 최후의 키프로스 국왕의 미망인이자 베네치아 출신인 카테리나 코르나로가 섬을 공화국에 넘기다.
1492년 — 그라나다 에미르국의 패망으로 레콩키스타가 완료되다. 알함브라 칙령에 따라 유대인이 스페인에서 추방되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고 산살바도르에 도착하다.
1494년 — 토르데시야스 조약.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세계를 둘로 나누어 영향권을 분할하다.
1494~1498년 — 도미니코회 사제이자 전직 수도사였던 광신적 독재자 지롤라모 사보나롤라가 피렌체를 통치하다.
1494~1559년 —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의 이탈리아 전쟁.
1496년 — 미남왕 필리프와 광녀 후아나(카스티야·아라곤의 여왕)의 혼인. 스페인 합스부르크와 독일 합스부르크의 영지가 하나로 묶이다.
1497년 — 러시아 국가의 법전인 '이반 3세 소데브니크(법전)'이 편찬되다.
1497~1498년 — 바스쿠 다 가마의 원정대가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인도로 가는 해상 항로를 개척하다.
1499년 — 슈바벤 전쟁. 바젤 조약으로 스위스 연방이 신성로마제국으로부터 사실상 독립하다.
맺음말
이처럼 15세기는 백년전쟁과 장미전쟁 같은 구질서의 해체와 함께, 인쇄술의 혁명, 신대륙의 발견, 새로운 해상 항로의 개척이라는 근대의 씨앗이 동시에 싹트던 전환점의 시대였다. 다음 연대기에서는 르네상스가 절정에 달하고 종교개혁이 유럽을 뒤흔든 16세기의 이야기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