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드러난 미탄니 왕국의 왕궁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구에 위치한 저수지(모술 댐)에서 가뭄으로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미탄니 왕국의 궁전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물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발견 후 10년 만에 시작된 본격 조사
정확히 말하면 이 유적의 존재는 이미 2010년에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수위가 발굴 작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고, 그로부터 거의 10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전쟁과 약탈 속에서 사라지는 고대 유적들
미탄니 왕국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렇게 오래된 시대의 유적은 내전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적 자체가 파괴되거나 귀중한 문화재가 도난당하는 경우가 많아 연구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굴은 고대 문명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는 매우 귀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동기에서 철기로, 격변의 전환기
미탄니 왕국이 존재했던 시기는 여러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반복하던 격동의 시대였으며,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이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종교의 기원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철기와 관련해서는 히타이트가 최초로 철기를 사용한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먼저 철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나라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번 발굴을 통해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풀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미탄니는 히타이트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철기 시대로의 전환 과정이라는 커다란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독일 고고학과 고대 중동의 깊은 인연
독일 고고학과 고대 중동은 오랜 인연을 맺어 왔습니다. 신바빌로니아의 '이슈타르 문', 현재 터키에 위치한 고대 그리스 식민지 '밀레투스 문', 아시리아 왕 샴시아다드 5세의 석관 등을 독일 베를린의 페르가몬 박물관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습니다.
페르가몬 박물관, 서아시아 문명의 보고
페르가몬 박물관은 이슬람 문화와 서아시아 문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박물관입니다. 이 시대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체크해볼 만한 곳입니다. 일본에도 고대 이슬람 및 서아시아 지역을 다루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지만, 페르가몬 박물관은 문(門)과 같은 웅장한 대규모 전시물을 갖추고 있어 더욱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19년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므로, 공사가 끝난 후 언젠가 꼭 방문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유적을 드러낸 가뭄, 그 이면의 우려
다만 한편으로는 가뭄이 너무 심해 댐 바닥이 드러날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이 무엇보다 걱정됩니다. 유적 발굴이라는 기회 뒤에 있는 심각한 기후 변화의 현실도 함께 생각해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