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바빌론, 즉 오늘날 이라크에 해당하는 지역에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힙니다. 흥미롭게도 정원의 실존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고고학적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러 역사 기록을 통해 그 웅장한 모습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와 테라스식 정원
공중정원은 기원전 6세기경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재위 기간에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원은 여러 층의 테라스(단상)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고, 각 단마다 다양한 식물과 꽃이 심어졌다고 전합니다. 무거운 단들은 기둥과 아치로 지탱되었으며, 유프라테스 강에서 물을 끌어올려 정원 전체에 물을 공급하는 관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공중정원 건설에 필요했던 수학
이처럼 거대한 구조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수학적 지식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당시 엔지니어들이 해결해야 했던 주요 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하중과 구조 계산
흙과 돌, 목재로 이루어진 테라스가 기둥 위에서 무너지지 않으려면 각 기둥과 아치가 견딜 수 있는 무게를 정확히 산출해야 했습니다. 이는 면적, 부피, 무게의 개념을 활용한 기하학적 계산과 직결되는 문제였습니다.
2. 관개용수량 산출
정원을 유지하려면 매일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한지 미리 계산해야 했습니다. 저수량과 유량을 다루는 부피 계산은 관개 시스템 설계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3. 양수 장치의 설계
강물을 높은 테라스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두레박(shaduf)이나 연쇄 펌프와 같은 양수 장치를 설계해야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장치는 지레의 원리와 물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바빌론인의 수학적 유산
바빌론인은 60진법(육십진법)을 사용한 문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시간을 60분 단위로, 원을 360도로 나누는 관습도 이들의 수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점토판에 남긴 기록을 보면 피타고라스 정리에 해당하는 관계나 제곱근의 근삿값 등 이미 상당한 대수학과 기하학 지식을 갖추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중정원은 설령 실존하지 않았더라도, 고대 바빌론인의 창의성과 수학적 역량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존재입니다. 수천 년 전에도 수학은 대형 건축 프로젝트의 설계와 시공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도구였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