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유럽 최고(最古)의 지도, 청동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 최고(最古)의 지도, 청동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생발레크 석판 전경 • INRAP/SERVICE DE PRESSE

새겨진 석판은 때때로 풀어내기 어려운 수수께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발견된 '생발레크(Saint-Bélec) 석판'은 발견된 지 정확히 한 세기 만에 자신만의 '샹폴리옹'을 찾아냈습니다.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한 장프랑수아 샹폴리옹처럼, 현대 연구진이 마침내 이 석판의 비밀을 밝혀낸 것입니다. 바로 이 석판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지도라는 사실입니다.

1900년, 프랑스 피니스테르 주 뢰앙(Leuhan)에 위치한 한 고분(돌무지무덤)에서 선사학자 폴 뒤 샤텔리에(Paul du Chatellier)가 이 석판을 발견하고 상세하게 기록했습니다. 그는 이 유물이 기원전 2150년~1600년경, 즉 청동기 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정했습니다. 석판 전면에는 선, 컵 모양의 홈, 원형과 사각형 등 반복적인 문양이 빼곡히 새겨져 있었고, 이 기호들은 점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샤텔리에조차 이 특이한 무늬의 의미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전해집니다.

지하실에 잊혀진 채 방치되다

길이 2.20m, 너비 1.53m에 달하는 이 청회색 편암 석판은 부서진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석판은 청동기 시대 말기에 다른 용도로 재사용되었는데, 바로 고분 내 매장함(석관)의 벽돌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때 문양이 새겨진 면이 무덤 내부를 향하도록 놓였습니다. 이후 1924년 생제르망앙레 국립고고학박물관(MAN)이 석판을 인수했지만, 유물은 다시 잊혀져 박물관 건물의 지하실 깊숙한 곳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다시 발견되면서, 2014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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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르타뉴 대학교와 영국 본머스 대학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예방고고학국립연구소(Inrap) 소속 과학자들은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석판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포토그래메트리(사진측량) 촬영과 고해상도 3D 스캐닝을 통해 석판의 지형 정보를 기록하고 표면 형태를 분석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석판 표면은 의도적으로 파냈던 흔적이 있었고, 그 위에 동북동-남서 방향의 축을 따라 길이 30km, 폭 21km에 달하는 실제 영토가 표현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연구진은 석판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이 석판은 뢰앙 마을을 관통하는 강, 오데(Odet) 강 유역을 묘사한 일종의 지도라는 것입니다. 약 4,000년 전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자신들의 영토를 상징적으로 새겨 남긴 이 유물은, 유럽 지도 제작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다시 쓰게 만든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