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신석기 시대의 아마존, 9천 년 전 안데스 여성 사냥꾼의 발견

신석기 시대의 아마존, 9천 년 전 안데스 여성 사냥꾼의 발견

약 9,000년 전 안데스 산맥에서 사냥하던 젊은 여성을 재구성한 상상도 ⓒ UC DAVIS IET ACADEMIC TECHNOLOGY SERVICES

동굴 속 채집가라는 고정관념

"선사시대 여성은 채집만 담당했고, 동굴 안에서 아이 돌보기와 요리에만 묶여 있었다." 19세기 학자들이 만들어낸 이러한 통념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미국에서, 그리고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페루 안데스 산맥에서 발견된 9,000년 전 여성 유골이 기존 관념을 한층 더 강하게 뒤흔들고 있다.

이 젊은 여성의 무덤에서는 완벽한 사냥 도구 세트가 함께 출토되었다. 큰 포유류를 추적하고 해체하기 위한 창촉을 비롯한 다양한 석기 도구들이었다. 당시에는 남성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냥에 그녀 역시 참여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오래된 유골의 성별을 판별하는 일은 대단히 까다롭다. 이 발견을 국제 과학 저널 Science Advances(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고고학자 랜들 하스(Randall Haas)와 연구팀은 치아 법랑질 속 단백질을 분석했다. 해당 단백질의 유전 정보는 X염색체와 Y염색체가 운반하기 때문에 성별 판별의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분석 결과, 이 유골은 약 18세 소녀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예외적인 사례일까?

연구팀은 같은 시기 북미·남미 대륙의 무덤 유적 107곳을 추가로 조사했다. 그중 사냥 도구와 함께 묻힌 개체는 27명이었으며, 성별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경우도 이들이 유일했다. 놀랍게도 27명 가운데 무려 11명이 여성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두 성별 모두 사냥에 동등하게 참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다른 인류학자들은 발견 자체의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노동 분업이 반드시 평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존하는 마지막 수렵채집 사회에 대한 연구를 참조 모델로 삼는데, 이들 사회에서 사냥은 대체로 남성 중심의 활동이었다. 따라서 여성 사냥꾼의 드문 사례는 예외적으로 취급된다.

반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의 선사학자 메릴렌 파투-마티(Marylène Patou-Mathis)는 "그 어떤 것도 입증된 바 없다"고 반박한다. 그녀에 따르면 노동의 분업 구조는 무엇보다 남성들이 품어온 생각에 기반한 것일 뿐이다. 그녀는 최근 출간한 책 『선사시대의 인간은 여성이기도 하다』(알라리 에디션)에서 이러한 통념들을 하나씩 해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