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3일 밤,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테러의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테러 조직 이슬람 국가(IS)와 연계된 테러범 8명이 도시 곳곳 여섯 곳에서 AK-47 소총, 기관총, 폭탄을 사용해 프랑스인과 외국인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총 129명이 사망하고 약 350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11월 13일 파리 테러는 급진 이슬람 단체가 자행한 공격 중 가장 유혈이 낭자한 사건으로, 오사마 빈라덴이 이끌던 알카에다가 2001년 9·11 테러로 미국에 입힌 피해 다음으로 많은 희생자를 낸 참사로 기록되었습니다.
테러의 시작: 스타드 드 프랑스 인근 폭발
테러는 2015년 11월 13일 오후 9시 16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공격은 파리 북부 생드니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 인근에서 자폭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스타드 드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린 축구 경기장으로, 당시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수천 명의 관중과 함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관중석에 있었습니다.
번화가 음식점 무차별 총격
첫 폭발 직후인 오후 9시 20분경, 파리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 중 하나에 있는 두 음식점 르 카리용(Le Carillon)과 르 쁘띠 캄보즈(Le Petit Cambodge)가 무장 테러범의 총격을 받았습니다. 손님들로 가득 차 있던 이곳에서 수십 명이 즉사하고 더 많은 사람이 다쳤습니다.
약 10분 후에는 스타드 드 프랑스 근교에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또 한 명의 자폭 테러범이 폭탄 벨트를 터뜨린 것이었고, 이 무렵 파리 경찰은 도시 전체가 표적이 되고 있음을 인지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경호팀과 경찰에 의해 경기장에서 대피했으며, 경기를 관람하던 수천 명의 관중들은 안전 확보와 상황 전달을 위해 그라운드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추가 총격과 바타클란 점거
몇 분 뒤, 앞선 음식점을 공격한 테러범들은 파리의 또 다른 번화한 지역에 있는 카사 노스트라(Casa Nostra)와 라 벨 에키프(La Belle Équipe)에서 수십 명을 추가로 살해했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무차별적으로 발포한 뒤 벨기에 번호판이 달린 차량으로 도주했습니다. 이들의 마지막 표적은 미국 록밴드의 공연이 열리고 있던 콘서트홀 바타클란(Bataclan)이었습니다.
오후 9시 45분경 테러범들이 바타클란에 침입했습니다. 중무장한 테러범 4명이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 관객들에게 발포했고, 대부분의 관객은 탈출에 성공했지만 약 80명이 인질로 붙잡혔습니다. 바타클란에서 공포가 진행되는 동안 스타드 드 프랑스 인근에서 세 번째 폭발이 발생했으며, 파리 전역이 비상 경계와 혼란에 빠졌습니다.
인질극의 비극적 결말
파리 경찰은 바타클란을 포위한 뒤 협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인질 구출 강습 작전을 준비했습니다. 작전은 자정 30분 이후 시작되었습니다. 경찰과의 충돌이 임박했음을 깨달은 테러범 4명은 폭탄 벨트를 터뜨렸고, 이 과정에서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함께 희생되었습니다.
수사 결과와 배후 세력
테러 직후 며칠간 진행된 수사에서 테러범 8명은 모두 시리아에서 훈련을 받고 유럽으로 돌아와 공격을 감행한 유럽인(벨기에 및 프랑스 국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중 최소 2명은 벨기에 브뤼셀의 몰렌베크(Molenbeek) 지역에 거주한 이력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은 반테러 전문가들에게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세포의 거점으로 지목되는 곳입니다. 또한 파리 경찰은 테러의 배후 조종자인 벨기에 국적의 아브델하미드 아바우드(Abdelhamid Abaaoud)가 스타드 드 프랑스 인근 생드니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1월 18일 경찰은 그가 은신한 장소를 급습해 사살했으며, 같은 장소에서 여성 자폭 테러범 한 명도 폭탄 벨트를 터뜨리며 사망했습니다. 아바우드는 약 2년간 시리아에서 이슬람 국가 소속으로 싸웠고, 몰렌베크에서 성장하여 파리 테러에 가담한 다른 테러범들을 꾀하거나 도운 인물로 추정됩니다.
이슬람 국가(IS)의 책임 선언
이슬람 국가는 11월 15일 서한을 통해 이번 테러에 대한 책임을 주장했습니다. 서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알라는 우리 형제들을 축복하시고 그들이 바라던 것을 허락하셨다. 그들은 탄약이 떨어지자 불신자들의 무리 속에서 폭탄 벨트를 터뜨렸다. 알라께서 그들을 순교자들 가운데 받아들이시고 우리 또한 그들과 합류할 수 있게 하소서. 프랑스와 그 길을 따르는 모든 이는 알아야 한다. 그들이 십자군의 길을 따르고, 우리 예언자를 모욕하며, 프랑스에서 이슬람에 대한 전쟁을 자랑하고 칼리프국의 땅에서 무슬림들을 향한 공습을 감행하는 한, 그들은 계속해서 이슬람 국가의 주요 표적이 될 것이며 죽음의 냄새를 맡게 될 것이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며, 교훈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
'십자군'이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
이 선언문에서는 이슬람 국가의 극단주의가 지닌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들은 서방 국가와 그 희생자들을 언급할 때 중세의 십자군 전쟁, 즉 기독교 왕국들이 유럽 영토 전역에서 무슬림 세력의 확장에 맞서 싸웠던 과거를 연상시키는 '십자군'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이는 이슬람 국가 칼리프국이 추구하는 이념이 결국 '문명 간의 전쟁'을 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