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마뇽 5호' 유골의 해부학적 위치. 지금까지 단일 신생아의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제로는 서로 다른 네 아이의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 CNRS/INRAP
프랑스 도르도뉴(Dordogne) 지역 레제지(Les Eyzies) 마을, 베제르 강변에 자리한 크로마뇽 암석 은신처는 구석기 시대 후기 유럽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즉 고생물학에서 말하는 '현생 인류'에게 그 이름을 부여한 곳으로 유명하다. 2012년에는 이 유적 유해의 연대가 우리 시대보다 약 27,680년 전으로 측정된 바 있다. 그리고 오늘날, '크로마뇽 아기들'이 학계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1868년, 은신처가 처음 발견된 해에 발굴을 맡았던 지질학자 루이 라르테(Louis Lartet)는 다섯 개의 골격을 출토했다. 50대 성인 남성 한 명, 다른 남성 두 명, 여성 한 명, 그리고 신생아 한 명이었다. 신생아의 유해는 '크로마뇽 5호(Cro-Magnon 5)'라는 이름으로 묶여 단일 개체의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후 이 뼈들은 30여 년 전 딱 한 번 상세 분석된 적이 있는데, 당시 연구자들은 세 명 혹은 네 명의 개체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발표된 문헌에는 한 개체만 언급되어 왔다.
뼈에 담긴 이야기를 듣다
CNRS(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보르도 대학교 공동 연구실과 워싱턴 대학교는 이 유적의 매장 관습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생물학적 재분석에 나섰다. 분석 대상은 두개골 파편과 상지·하지의 뼈 조각들이었다.
그 결과, 세 개의 왼쪽 대퇴골은 태어난 지 몇 주 만에 사망한 영아들의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위팔뼈(상완골) 조각 하나와 두개골 조각 두 개는 만 한 살이 되기 전에 사망한 아이의 것으로 밝혀졌다. 즉 이 유해에는 최소 네 명의 아이, 신생아 세 명과 조금 더 나이가 많은 갓난아기 한 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곳이 분명한 매장지임을 확신하고 있다. 다만 어린아이 네 명과 네 명의 성인—그중 세 명은 고령자, 한 명은 병약한 이—이 함께 안치된 사실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독특한 매장 방식으로, 마치 아이들이 내세의 길에서 어른들과 동행하도록 배려된 것처럼 취약한 이들이 함께 묻힌 선택적 성격을 띤다. 물론 이러한 해석은 여러 가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