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므로하웅 아라칸 왕국 – 벵골만을 지배한 미얀마의 역사적 해양 왕국

미얀마(버마) 남부에 있었던 므로하웅(Mrohaung)의 아라칸 왕국은 1433년부터 1785년까지 35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속했습니다. 이러한 왕조의 장수는 벵골만 연안의 좁은 해안 지대였던 아라칸 지역에 뿌리 깊은 독립 전통이 존재했음을 잘 보여줍니다.

나라메이클라 왕의 건국과 해상 패권의 확립

나라메이클라(Narameikhla) 왕은 1433년 강력하고 안정된 왕국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1531년에는 최초의 유럽 선박이 이 지역에 모습을 드러냈고, 포르투갈 사랍선들이 치타공(Chittagong)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민빈(Minbin) 왕이 이끌고 포르투갈의 지원을 받은 므로하웅의 해군은 갠지스강 유역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했습니다. 당시 아라칸의 이웃이자 오랜 숙적이었던 벵골은 국력이 크게 약해진 상태였고, 사랍선들은 그곳을 마음대로 습격하여 수백 명의 노예를 아라칸으로 끌고 왔습니다. 이처럼 므로하웅은 거의 한 세기 동안 지역의 해상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노예 무역과 무굴 제국의 개입

므로하웅의 번성한 노예 시장은 아라칸 사람들에게서 노예를 구매하던 네덜란드 상인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벵골 연안의 인구 유출을 막고자 무굴 제국의 황제 샤 자한(Shāh Jahān)은 1629년 치타공 연안에 있던 포르투갈 해적의 소굴을 대대적으로 소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므로하웅은 해양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계속 유지했으며, 1666년 벵골이 해안 지역을 병합하면서 비로소 그 힘이 약화되었습니다.

내분과 왕국의 멸망

1684년 산다투담마(Sandathudamma) 왕이 사망하자 왕국은 내분의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마 왕 보도파야(Bodawpaya)의 군대가 왕국을 침공하여 마지막 왕인 타마다(Thamada)를 폐위시킨 1785년까지 무려 25명의 왕이 더 왕좌에 올랐습니다. 이로써 350년 역사를 지닌 아라칸 왕국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