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텐(La Tène)은 프랑스어로 '얕은 물'을 뜻하는 이름으로, 스위스 노샤텔 호수(Lake Neuchâtel)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고고학 유적지입니다. 이곳의 이름은 후에 유럽 켈트족의 철기 시대 말기 문화 전체를 지칭하는 학술 용어로 확장되었습니다.
라 텐 문화는 기원전 5세기 중반, 켈트족이 알프스 산맥 이남의 그리스와 에트루리아 문명의 영향과 접촉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이후 약 4세기에 걸쳐 여러 단계와 지역적 변형을 거치며 북유럽 대부분과 브리튼 제도까지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원전 1세기 중반, 대부분의 켈트족이 로마에 정복당해 독립을 잃으면서 이 문화는 막을 내렸습니다.
라 텐 문화의 4단계
라 텐 A기 (기원전 450~400/390년)
첫 번째 시기인 라 텐 A기에는 켈트 고유의 전통이 그리스·에트루리아산 수입품과 사상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양식을 개척했습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지만, S자형 곡선, 나선 무늬, 원형 문양이 각 장식품에 대칭적으로 배치되는 특징적인 '라 텐 양식'이 완성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라 텐 B기 (기원전 400/390~300년경)
라 텐 B기에는 켈트족의 대규모 이동으로 인해 A기의 통일성이 해체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철제 검, 창촉, 무거운 칼과 같은 무기류, 그리고 관을 사용하거나 돌무더기(카른)로 시신을 덮는 얕은 매장 방식 등 일부 특징은 지역 전반에서 계속 유행했습니다.
라 텐 C기 (기원전 300~100년경)
라 텐 C기에는 B기의 다양한 분파들이 이어졌으나, 원주민과 새롭게 들어온 켈트인들 사이에 문화적 융합이 활발히 일어났습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금속 유물로는 화려한 장식 검집과 하트 모양 문양이 새겨진 철제 검, 허리띠 역할을 한 전사용 철사슬, 넓은 날을 가진 무거운 창촉, 철 장식 부위와 펜던트가 달린 목재 방패가 있으며, 철제 가위와 토르크(목걸이)도 함께 발견됩니다.
라 텐 D기 (기원전 100~50/15년경)
마지막 단계인 라 텐 D기에는 북쪽에서는 게르만족의 지속적인 압박, 남쪽에서는 로마 제국의 팽창이 겹치면서 켈트 세력이 종언을 맞이했습니다. 이 시기 정착지 유적에서는 낫, 큰 낫, 도끼, 톱, 쟁기날, 망치 등 전형적인 농업용 철제 도구들이 다수 출토되었는데, 이는 대부분 로마 문명과의 접촉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한 그리스와 로마의 화폐를 본떠 만든 은화가 라 텐 C기 때 처음 등장한 이후 이 시기에 훨씬 보편화되었으며, 이러한 주화는 켈트인들의 개인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연구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