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샤히르(Karīm Shahīr)는 이라크 북동부 산악 지대에 위치한 선사시대 고고학 유적지로, 잘 알려진 자르모(Jarmo) 유적 인근에 자리한 고대 유구(遺丘)입니다. 해발 약 800미터의 테라스 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근처에는 작은 강이 흘러 선주민들이 정착하기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주요 출토 유물
곡물 재배의 증거
카림 샤히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곡물 재배에 관한 명확한 증거를 담고 있는 유물들입니다. 특히 장기간 사용으로 인해 광택이 생긴 낫(sickle) 칼날은 당시 주민들이 이미 곡물을 수확했으며, 식량 생산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점토 소조와 생활 도구
가볍게 구운 점토로 만든 소형 인물상도 함께 출토되어, 초기 점토 가공 기술의 존재를 보여줍니다. 이 밖에도 맷돌과 공이챙 같은 분쇄 도구, 다양한 동물 뼈, 그리고 자갈을 깔아 만든 의사 포장 바닥(pseudo-pavement)이 발견되어 당시 정착 생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 의의
카림 샤히르는 구석기 시대 말기에서 신석기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됩니다. 1950년대 미국 고고학자 로버트 J. 브레이드우드(Robert J. Braidwood)가 이끄는 시카고 대학 오리엔탈 연구소의 '이라크-자르모 프로젝트' 과정에서 조사되었으며, 이 지역이 세계 농업 발상지 중 하나였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