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견은 2세기 전 벌어진 전투에 관해 원주민 공동체에 세대를 거쳐 전승되어 온 구전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러시아인들의 북미 진출과 틀링기트족
수천 년 동안 틀링기트족(Tlingit)은 알래스카 남동부의 섬들에 정착해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초, 그들은 자신들의 땅과의 오랜 관계를 위협하는 세력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북미 대륙에 교두보를 세우려 했던 러시아 상인들이었습니다.
러시아인들은 수십 년에 걸쳐 알래스카로 세력을 확장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해달과 물범을 손쉽게 얻기 위해 알류트족(Aleut)을 착취했고, 이렇게 모은 모피는 막대한 이윤을 안겨주는 모피 무역으로 이어졌습니다. 러시아 차르 파울 1세가 독점권을 허가한 러시아-아메리카 회사(Russian American Company)는 1799년경 시트카(Sitka) 인근의 틀링기트족 영토에 도착했습니다.
오랜 탐사 끝에 드러난 요새의 흔적
1950년대 고고학자들은 몇 개의 탐사 참호를 파내는 과정에서 요새 울타리를 이루었던 목책의 썩은 잔재들을 발견했습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국립공원관리청(NPS) 조사팀이 이 유적지를 다시 조사하면서 요새 주변의 개활지에서 포탄과 각종 관련 유물들을 찾아냈습니다.
그러나 당시 연구자들은 이곳이 실제로 요새의 정확한 위치인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2019년 여름, 연구팀은 새로운 첨단 기술을 활용해 울창한 초목으로 덮인 지역을 포함해 공원의 광범위한 면적을 스캔했습니다.
러시아 측 기록과 일치하는 지하 구조물
어번(Urban)과 카터(Carter) 연구원들이 발견한 지하 구조물의 평면 윤곽은 러시아인들이 남긴 요새 도면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규모는 길이 약 91m(300피트), 폭 약 50m(165피트)에 달합니다.
알래스카 대학교 사우스이스트 캠퍼스 학장이자 옥스퍼드 대학교 소속 연구원인 토머스 손튼(Thomas Thornton)은 이 건축물이 전통적인 틀링기트족 건축 방식에 속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견고한 거점들이 대부분 자연 암반 지형을 활용한 것과 달리, 이 요새는 식민 침략자들과의 충돌에 대처하기 위한 적응형 구조물이었다는 것입니다.
'강한 나무'라는 이름의 의미
시트카에 세워진 이 요새의 이름 시스기 누(Shís'gi Noow)는 영어로 '강한 나무(strong tree)'를 뜻합니다. 이는 중요한 혁신을 암시하는데, 틀링기트족은 어린 나무일수록 더 유연하여 러시아군의 포탄 충격을 더 잘 흡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방어에 적용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