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디 브라셰(Rudy Brasche) 하사가 지휘하는 제901 기갑척탄병 연대 '레르(Lehr)' 1중대 2소대의 전차 사냥꾼 팀은 판처슈렉(Panzerschreck, 독일판 바주카)과 지뢰, 수류탄으로 무장한 채, 거의 직각으로 꺾이는 좁은 도로의 가장자리로 다가가 나무들 사이에 몸을 숨겼다.
브라셰가 분대를 전진시키려던 바로 그 순간, 이병 랑어만(Langerman)이 외쳤다. "루디, 왼쪽에 전차!" 이어 브라셰의 귀에 수많은 전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첫 번째 셔먼(Sherman) 전차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 뒤로 다른 전차들이 줄지어 따라왔다.
영국군 전차들은 느리고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영국군은 자신들이 독일군 중대의 측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듯했다. 그들과 독일군 중대 사이에는 오직 브라셰의 분대만이 버티고 있었다. 하사는 부하 한 명에게 즉시 중대에 상황을 알리도록 명령했다.
그는 판처슈렉을 들고 초목으로 덮인 도로변에 사격 자세를 잡았다. 선두 전차가 충분히 가까워지기를 기다린 뒤 방아쇠를 당겼다. 성형작약탄 로켓이 초근접 거리에서 셔먼의 포탑에 명중했고, 포탑은 차체에서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그는 즉시 "따라와!"라고 외쳤고, 케크(Keck), 랑어만, 힐(Hill) 이병이 판처슈렉 탄환을 나르며 곧장 그를 따랐다.
"빨리 움직여! 저 팔랑크스의 마지막 전차까지만 파괴하면 놈들을 좁은 길목에 완벽히 가둘 수 있다!" 하사가 소리쳤다. 같은 순간 영국군이 사격을 개시했다. 적 기관총 화선을 뚫으며, 하사와 부하들은 도로와 평행하게 이동해 길목 입구에 도달하려 했다.
그들은 목적을 달성했고, 브라셰는 도로 옆으로 이동해 초물 틈새로 사격 위치를 잡았다. 부하 하나가 판처슈렉에 탄환을 장전했고 브라셰가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에는 로켓이 전차 장갑을 관통해 탄약고를 정통으로 강타했다. 착탄 몇 초 후, 전차는 끔찍할 정도로 강력한 폭발과 함께 산산조각 났고, 그 충격은 독일군 사냥꾼들마저 생명을 잃을 뻔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영국군 보병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군 박격포 한 문이 이들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고, 그 포성은 적 진격로 한복판에 홀로 남겨진 브라셰와 세 명의 부하에게 또렷하게 들렸다.
"힐, 랑어만, 따라와! 케크는 우리를 엄호해!" 그가 외쳤다. 그들은 초목 사이로 도로와 평행하게 달렸고, 어느 순간 영국군 보병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브라셰는 기관단총으로 일제 사격을 퍼부어 적을 엄폐 상태로 몰아넣었다.
동시에 힐은 하프홀라충(Hafthohlladung) 성형작약 지뢰를 들고 셔먼의 차체 위로 올라 승무원장 해치를 열려 했다. 다행히 해치는 잠겨 있지 않았다. 그는 순식간에 지뢰의 신관을 작동시켜 차체 안으로 던져 넣고, 필사적인 속도로 몸을 날렸다. 폭발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7.5초였다.
둔탁한 폭발음과 함께 전차는 파괴되었다. 브라셰는 짧은 점사를 쏘며 계속 전진하다 또 다른 셔먼을 발견했다. 하사는 허리띠에서 수류탄 네 개를 뽑아 하나로 묶은 뒤 전차를 향해 돌진했고, 부하들은 영국군 보병을 향한 사격으로 그의 등을 지켜 주었다.
그는 전차 위로 올라가 수류탄 꾸러미를 엔진 덮개 위에 떨어뜨린 뒤, 최대한 빨리 뛰어내렸다. 구르듯 부하들 곁에 도착하자마자 수류탄 꾸러미가 폭발하며 전차의 가솔린 엔진을 날려버렸다. 휘발유가 사방으로 튀었고 전차는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겁에 질린 승무원들은 전차를 버리고 도주했다.
브라셰는 무사히 부하들과 합류했다. 독일군 전차 사냥꾼들의 전형적인 교전이 또 한 번 성공으로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