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마니아 기갑부대의 시작
루마니아 육군이 처음으로 전차를 도입한 것은 1917~1918년이었다. 이때 확보한 르노 FT 경전차는 총 76대로, 그중 48대에는 37mm 포가, 나머지에는 8mm 기관총이 탑재되어 있었다. 이후 1936년, 루마니아는 자국 최초의 기갑사단 창설을 결정한다.
이를 위해 체코슬로바키아제 스코다 AH-IVR 소형 전차(탱켓) 36대를 발주했는데, 이 전차들은 기관총으로만 무장되어 있었고 결국 기병여단에 배치되었다. 동시에 체코슬로바키아제 LT 35와 프랑스제 르노 R-35 전차도 주문했다. 르노 R-35는 200대를 발주했지만 실제 인도된 것은 41대에 불과했으며, 여기에 폴란드로 인도될 예정이던 같은 형식의 전차 35대가 추가로 루마니아 손에 넘어왔다.
LT 35는 총 126대가 발주되어 R-2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 R-2는 제1전차연대에, 르노 R-35는 제2전차연대에 배속되었다. 두 연대는 제1기갑사단으로 통합되어 소련군과 맞서 베사라비아와 북부 부코비나 점령 작전,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크림 반도 전역에 참전했다.
제1연대는 키시너우 전투에서 선전했지만, 오데사에서는 소련군의 대전차 화망 앞에 큰 손실을 입었다. 독일은 자국 보유분 가운데 해당 형식 전차 26대를 루마니아에 지원했고, 이후에도 Pz 38(t) 50대, 단포신 75mm 포를 장착한 Pz III Ausf. N 11대, Pz IV Ausf. G 142대, StuG III 돌격포 118문을 추가로 공급했다.
한편 루마니아군은 노획한 소련제 T-60 경전차 34대에 소련제 76.2mm 포를 얹어 대전차자주포 '타캄(TACAM) T-60'으로 개조했고, R-2 12대 역시 같은 방식으로 '타캄 R-2'로 재무장했다. 이후에는 독일제 헤처 대전차자주포와 소련제 T-34·T-60 전차가 운용되었으며, 일부 르노 R-35에는 소련제 45mm 포가 장착되기도 했다.
기갑사단 '대루마니아'
제1기갑사단은 1941년 4월에 정식 창설되었다. 두 개의 전차연대와 장갑차 28대(주로 이탈리아제 아우토블린다)를 보유한 정찰부대 외에도, 각각 2개 대대로 편성된 차량화보병연대 2개, 포 36문을 지닌 포병연대, 120mm 박격포 12문, 47mm 대전차포 30문, 20mm 대전차포 30문을 갖추었으며, 트럭 등 각종 차량 1,124대와 병력 약 11,700명을 보유한 대규모 부대였다.
소련 침공이 개시되자 사단은 독일 제11군에 배속되었다. 사단은 선전했지만, 르노 R-35와 R-2 간의 속도 차이 때문에 R-35가 행군에 쉽게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다만 R-35는 더 두꺼운 장갑 덕분에 얇은 장갑의 R-2와 달리 소련군의 포격을 견딜 수 있었다.
오데사 전투 이후 사단은 손실과 파손으로 전차의 80%를 전투 불능 상태로 잃었다. 그러나 완전히 퇴역 처리된 전차는 30대 안팎에 불과했고, 이는 독일제 Pz 35(t)로 교체되었다. 한편 사단의 차량화 부대는 지휘관의 이름을 딴 '에프티미우(Eftimiou)' 전술집단의 일원으로 계속 전투에 참여했다.
오데사 이후 사단은 보충·수리·훈련을 위해 10개월간 예비대로 물러났다. 1942년에는 돈 강과 스탈린그라드 전역에 참전하는 루마니아 제3군에 배속되었다.
스탈린그라드의 참담한 결과
1942년 11월 소련군의 반격이 시작되자, 사단은 극심한 소모에 시달리던 독일 제22기갑사단과 함께 소련군을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전차 군단 1개를 포함한 소련군 3개 군단을 상대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단은 가동 가능한 전차 28대와 전투 병력 1,000명만 남게 되었고, 12월에는 전차 3대만 남았다.
이후 사단은 재편성되어 루마니아 제3군을 상대로 진격해 온 소련군과 교전했다. 이때 사단은 선전하여 소련 전차 약 150대를 격파하고 전차 40대를 남긴 채 후퇴했다. 재건을 위해서는 심지어 '골동품'이 된 르노 FT 54대까지 동원되었다. 사단은 점차 독일제 전차와 돌격포, 그리고 루마니아 자체 생산 대전차자주포로 재무장되었다.
해산까지
사단은 1944년 2월 다시 전투 가능 상태로 판정받았다. 1944년 소련군의 공세 당시 사단은 정규 편제를 유지하지 못한 채 분산되어 싸웠다. 루마니아가 연합군 측으로 진영을 바꾸자, 소련군은 사단을 해산시키고 '마테이(Matei)' 전술집단만 남겨 제7근위군에 통합했다.

체코슬로바키아제 스코다 AH-IVR 소형 전차.

소련제 45mm 포를 장착한 루마니아 R-35 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