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발칸 반도의 MiG-21, 냉전 시대 나토의 잠재적 상대

발칸 반도의 MiG-21, 냉전 시대 나토의 잠재적 상대

냉전 항공의 상징, MiG-21

MiG-21은 냉전 시기 소련 항공기를 대표하는 기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소련은 발칸 위성국들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던 유고슬라비아의 공군에 이 기체를 함부로 내줄 수 없었다. 공산권 발칸 국가 가운데 정상적인 경로로 MiG-21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알바니아가 유일했다. 알바니아는 대신 중국 청두(Chengdu)가 복제한 J-7A를 12대 확보했지만, 이 기체들은 1980년대 초까지 사고로 잃거나 기술적인 문제로 지상에 묶여 있었다.

유고슬라비아

유고슬라비아는 1962년 소련으로부터 최초의 MiG-21을 도입했다. 1980년까지 유고슬라비아 공군은 10개 파생형으로 총 261대를 확보했다(MiG-21F-13 41대, MiG-21PFM 36대, MiG-21M 25대, MiG-21MF 6대, MiG-21bis 46대, MiG-21bisK 45대, MiG-21R 12대, MiG-21U 18대, MiG-21UM 25대, MiG-21US 7대).

유고슬라비아의 해체로 이어진 전쟁이 시작되자 MiG-21은 지상 공격 임무에 투입되었다. 당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아직 공군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7대의 유고슬라비아 MiG-21이 대공포화에 격추되었고, 한 대는 헬리콥터를 격추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크로아티아는 1992년 유고슬라비아 공군에서 탈출한 크로아티아계 조종사들을 통해 MiG-21 3대를 손에 넣었으나, 이 중 2대가 작전 중 손실되었다. 1993년에는 40대를 추가로 확보했는데, 이 가운데 20대만이 비행 가능한 상태였고 나머지 20대는 부품 공급용이었다. 크로아티아의 MiG-21은 주로 지상군 지원 임무에서 활발하게 활약했다.

반면 유고슬라비아 자국산 소코(Soko) J-22 오라오는 단 한 차례 투입되었을 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고슬라비아의 MiG-21들은 세르비아 공군으로 넘어가 그 주력을 이루었으며, 1999년 나토의 폭격으로 3대가 지상에서 파괴되었다.

루마니아

루마니아 공군은 1962년 처음으로 MiG-21F-13 12대를 인수했고, 1963년에는 같은 형식의 기체를 추가로 받았다. 이후 1965년에 MiG-21RFM(PF) 38대, 1969~1970년에 MiG-21U-400/600 7대, MiG-21RFMM(PFM) 56대, MiG-21R 12대, MiG-21M 68대, MiG-21US 11대, 1972~1975년에 MiG-21MF/MF-75 74대, 그리고 1990년까지 MiG-21UM 27대 등이 순차적으로 인도되었다. 결과적으로 총 322대의 MiG-21이 루마니아에 인도된 셈이다.

1993년 러시아가 MiG-23과 MiG-29의 예비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MiG-21에 현대적인 전자장비를 탑재해 개량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 결국 총 111대의 MiG-21이 현대화 개량을 거쳤으며, 그중 일부는 지금도 루마니아 공군에서 운용되고 있다. 다만 서방제 전투기로의 교체가 곧 예고되어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남은 MiG-21들의 가동률이 극히 낮고 사고율 역시 매우 높다는 점이다.

불가리아

불가리아 공군은 1963년 9월 인도가 시작된 이래 전투기, 정찰기, 훈련기 등 각종 파생형의 MiG-21을 총 224대 운용했다. 1983~1990년 사이에는 MiG-21bis 72대를 추가로 받았다. 1982년에는 MiG-21UM 훈련기 3대를 캄보디아에 판매했고, 1994년에는 같은 형식 10대를 인도에 넘겼다. 1963~2000년 사이 총 38대가 사고로 손실되었다. 불가리아 MiG-21의 마지막 비행은 2015년 12월 18일에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