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역사상 가장 짧은 통치를 한 칼리프는 누구였을까?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자칭 칼리프의 등장과 몰락

현대에 '칼리프' 칭호를 내걸었던 인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사람은 이슬람 국가(ISIS·ISIL)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입니다. 그는 2014년 6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장악한 직후 세계 이슬람 공동체의 최고 지도자인 '칼리프' 즉위를 선언하며 스스로를 '칼리프 이브라힘'이라 칭했습니다.

이후 그는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를 중심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2019년 10월 26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주 바리샤에 있던 은신처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기습 작전 끝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포위당하자 폭탄 조끼를 터뜨려 자폭한 것으로 전해지며, 다음 날인 10월 27일 당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통치 기간은 얼마나 되었을까?

칼리프 즉위를 선언한 2014년 6월부터 사망한 2019년 10월까지 알바그다디의 통치 기간은 약 5년 4개월에 달합니다. 자칭 칼리프로서는 상당히 긴 기간이지만, 역사 속 각 왕조의 칼리프들과 비교하면 짧은 편에 속합니다.

역사상 진짜 최단기 칼리프는 따로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슬람 역사 전체를 놓고 보면 훨씬 더 짧은 통치 사례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인물은 아바스 왕조의 압드 알라 이븐 알무타즈입니다. 그는 908년 단 하루 만에 칼리프 자리에 올랐다가 곧바로 폐위되고 살해당했으며, 이 때문에 '하루짜리 칼리프'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또한 우마이야 왕조 말기에도 여러 달, 혹은 몇 주 만에 폐위된 칼리프들이 여럿 등장했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역사상 최단기 통치를 한 칼리프는 이븐 알무타즈이며, 알바그다디는 근대 이후 무장 세력이 자칭한 칼리프 중에서는 오히려 비교적 오랫동안 명분을 유지한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알바그다디는 폭력과 공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한 테러 조직의 수장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죽음과 함께 이슬람 국가의 '칼리프국' 선포도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칼리프'라는 직함의 긴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의 통치가 결코 가장 짧았던 것만은 아니라는 점은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